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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임시정부 수반과 첫 정상급 통화를 갖고 석유·무역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이 압송된 지 불과 11일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외교 행보로, 향후 미·베네수엘라 관계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안정을 되찾고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석유와 광물, 무역, 국가 안보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파트너십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가 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는 머지않아 다시 번영하는 나라가 될 것이고,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잘나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강경 제재 기조에서 실용적 협력으로의 노선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상호 존중의 분위기 속에서 길고 정중한 통화를 했다”며 “양국 국민을 위한 협력 의제와 정부 간 미해결 사안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미 당국이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뒤 ‘대통령 부재’ 상황에 따라 지난 5일부터 국정 운영을 맡고 있다. 그녀는 부통령 겸 석유부 장관을 지낸 실무형 인사로, 취임 직후부터 국제사회와의 대화 재개와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아 왔다.
실제 그녀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반정부 인사 대거 석방 조치를 언급하며 “새로운 정치적 국면이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과의 원유 수출 협상에 대해서도 “양국 간 교역을 이례적인 일로 볼 필요는 없다”며 경제 협력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화를 계기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대결 국면을 넘어 단계적 협력 관계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 협력은 베네수엘라 경제 회복의 핵심 변수이자, 미국의 에너지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사적 충돌 직후 외교적 접촉으로 빠르게 전환된 이번 정상 통화가 제재 완화, 정치적 타협, 그리고 장기적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