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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매체가 또다시 ‘10대 최우수감독’ 선정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며 체육 성과를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의 일부 성과를 계기로 감독과 선수들의 노력을 부각하는 듯 보이지만, 기사 말미는 어김없이 김정은에 대한 ‘감사와 충성’으로 귀결된다. 체육 보도라기보다는 정치 선전문에 가깝다.
이번 보도는 국제 유소년 여자축구대회, 역도·레슬링 등에서의 성과를 열거하며 감독들의 공로를 치하한다. 그러나 성과의 배경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나 훈련 환경, 선수 인권,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스포츠 시스템에 대한 언급은 전무하다.
대신 “원수님의 크나큰 사랑과 믿음”이라는 상투적 표현이 모든 성취의 원인으로 제시된다. 이는 개인과 조직의 전문성을 지워버리고, 모든 결과를 최고지도자에게 귀속시키는 북한식 서사의 전형이다.
특히 청소년 국제대회 성과를 정치적 선전의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은 우려를 낳는다. 스포츠는 성장과 교육의 장이어야 하지만, 북한에서는 체제의 ‘위상 선양’을 위한 수단으로 동원된다.
선수 보호, 과도한 훈련과 통제, 국제사회가 제기해온 도핑 의혹 등 민감한 쟁점은 의도적으로 배제된다. 성과만을 강조하는 보도는 그 이면의 구조적 문제를 가린다.
또한 기사 전반에 흐르는 군사적·투쟁적 수사는 스포츠의 보편적 가치와도 어긋난다. “더 기세차게, 더 용감하게 분투”하라는 구호는 경기력 향상보다 충성 경쟁을 부추기는 정치 언어에 가깝다. 감독과 선수의 전문성, 과학적 훈련, 공정 경쟁이라는 현대 스포츠의 핵심 원칙은 뒷전이다.
결국 이번 보도는 체육인의 성과를 존중하는 기사라기보다, 체제의 정당성을 재확인하는 선전물이다. 진정한 스포츠 발전은 지도자 개인에 대한 찬양이 아니라, 투명한 시스템과 선수의 권리 보장,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운영에서 출발한다.
북한 체육이 진정한 도약을 원한다면, 성과를 정치에 예속시키는 관행부터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