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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13일 블라디미르 지역에서 열린 공판에서 알렉세이 나발니(왼쪽에서 두 번째)와 그의 변호사들(왼쪽부터 알렉산드르 페둘로프, 바딤 코브제프, 올가 미하일로바). (알렉산드르 젬리아니첸코/AP) |
알렉세이 나발니가 2024년 2월 수감 중 사망한 뒤, 러시아 안팎에서 “나발니라는 이름”은 인권·법치·전쟁 반대 운동을 둘러싼 상징이자 갈등의 중심으로 남아 있다.
최근 국제 언론보도들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① ‘변호인 탄압’의 제도화, ② 사망 원인 규명(‘독살’ 주장) 재점화, ③ 망명 야권의 재편과 내부·외부 갈등으로 요약된다.
1) 변호인을 향한 전체주의 만행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나발니의 전(前) 변호인 3명에 대한 유죄·실형이다. AP 통신은 이들이 “극단주의(극단주의 단체 연루)” 혐의로 3.5~5년형을 선고받았고, 이는 반체제 인사들을 방어하는 법률가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려는 탄압이라는 비판을 함께 전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도 최근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변호 활동을 “극단주의”와 연결해 처벌하며 정치범의 법적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 “사망 원인” 공방 재점화 — ‘독살’ 결론 주장과 국제사회 책임론
나발니의 사망을 둘러싼 논쟁은 2025년 하반기 이후 다시 불붙었다. 가디언은 율리아 나발나야가 서방의 두 개 실험실 분석 결과를 근거로 ‘수감 중 독살’ 결론을 공개했다고 전하며, 러시아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건강 문제 등 다른 설명을 내놓는다고 보도했다.
이 쟁점은 단순한 진상 규명을 넘어, 러시아의 구금·교정 시스템과 반체제 탄압의 실태, 그리고 국제사회 제재·압박의 명분과도 맞물려 계속 확대되는 양상이다.
3) 망명 야권의 ‘재편’과 ‘균열’ — 나발니 이후 운동의 현실
나발니 사후, 그의 유산을 잇는 네트워크는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가지만, 전략·노선·연대 방식은 더 복잡해졌다. 메두자는 망명 상태의 러시아 민주화 진영이 해외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전쟁·안보·연대의 언어를 놓고 새로운 마찰이 생기는 현실을 조명했다.
이와 맞물려, 나발니 측 핵심 인사로 알려진 레오니드 볼코프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측 수사·조사 움직임을 전하며, 전쟁 국면 속에서 러시아 야권 인사들의 발언과 입장이 다른 국가의 법·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4) “기억을 지우려는 국가 vs 기억을 남기려는 시민”의 장기전
나발니 사건은 이제 한 인물의 생애를 넘어, 러시아 내 정치적 억압의 경계선이 어디까지 밀려났는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됐다.
변호인 처벌은 ‘법률’의 영역을, 사망 원인 공방은 ‘생명·안전’의 영역을, 망명 야권 논쟁은 ‘대안 정치’의 영역을 각각 시험대로 만들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