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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팔레비 전 왕세자 |
이란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이란 신정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란은 한국이 됐어야 했지만 북한이 돼버렸다”고 말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비 전 왕세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979년 이슬람혁명 당시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다섯 배에 달했다”며 “정상적인 발전 경로를 걸었다면 오늘의 이란은 중동의 한국이 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은 “번영의 길이 아닌 고립과 빈곤의 길로 추락해 북한을 닮아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 같은 몰락의 원인으로 자원이나 인적 역량의 부족이 아니라 “국민을 돌보지 않고 국가와 자원을 착취하며, 국민을 빈곤으로 몰아넣는 통치”를 지목했다. 또 “극단주의 테러 조직과 역내외 대리 세력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정권 구조가 국가의 미래를 잠식했다”고 비판했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최근 약 3주간 이어진 이란 반정부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붕괴는 시간의 문제”라며 “나는 이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40년대부터 이란을 통치했던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의 아들로, 이슬람혁명으로 왕조가 붕괴된 이후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왔다. 최근 시위 국면에서 일부 이란 시민들 사이에서는 왕정 복고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팔레비 전 왕세자의 ‘한국 vs 북한’ 비유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제도·거버넌스 선택이 국가의 장기 경로를 갈랐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분석한다.
권위주의적 신정 체제가 지속될수록 국제 고립과 경제 침체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경고라는 것이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