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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일본 도쿄 네리마에서 열린 총련 새해모임은 표면적으로는 ‘동포 간 화합’과 ‘청년의 미래’를 강조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북한 체제와 총련 조직에 대한 충성의식을 재확인하는 정치적 의례에 가까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월 17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도쿄 네리마지부가 주최한 ‘네리마동포 새해축하모임 및 20살 동포청년 축하모임’에는 약 50명의 동포가 참석했다. 행사는 새해 인사와 청년 축하를 내세웠지만, 실질적인 중심은 북한 지도부의 메시지와 총련의 노선 재강조였다.
행사 초반 낭독된 김정은의 축전은 이 모임이 단순한 지역 공동체 행사라기보다, 해외 조직을 통한 체제 결속 행사임을 분명히 했다. 새해 덕담의 형식을 취했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를 일본 내 동포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읽는 행위 자체가 정치적 상징성을 강하게 띤다.
이어진 강연 역시 ‘새로운 단계’, ‘10년 투쟁기’라는 표현을 통해 북한과 총련을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묶는 전형적인 선전 담론을 반복했다.
조선대학교 소속 강사의 강연은 ‘정세 이해’를 돕는다고 소개됐지만, 다양한 시각이나 비판적 분석보다는 조국(북한)과 총련의 노선을 정당화하는 단선적 설명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회 시간에 이어진 각 단체·분회 대표들의 ‘성과 발표’와 ‘다짐 발언’ 또한 자발적 토론이라기보다는, 총련 내부에서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충성 경쟁형 발언 구조를 그대로 답습했다.
‘총련 제26차 전체대회를 빛내겠다’는 구호는 개인의 삶이나 현실적 과제보다는 조직 행사와 상부 목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스무 살 동포청년’에 대한 축하였다. 청년의 포부는 박수로 환영받았지만, 그 내용은 개인의 진로·자율적 꿈보다는 ‘동포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라는 집단 중심적 역할 규정에 갇혀 있었다.
이는 청년을 독립적 시민으로 보기보다, 조직의 미래 자원으로 바라보는 총련식 시각을 드러낸다.
행사 말미에 쏟아진 참가자들의 소감 역시 ‘이해하기 쉬웠다’, ‘애족애국운동을 더 잘하겠다’, ‘대가 이어질 희망’ 등으로 수렴됐다. 다양한 문제의식이나 비판적 질문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만족과 결의의 언어만이 반복됐다.
결국 이번 네리마 새해모임은 ‘새 희망’이라는 제목과 달리, 새로운 내용보다는 익숙한 형식, 자발성보다는 동원,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이 두드러진 행사였다.
해외 동포 사회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한다면, 충성의 재확인이나 세대 계승의 미화가 아니라, 청년 개개인의 선택과 현실적 삶을 존중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