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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총련 각급 학교 교원들이 참여한 이른바 ‘교육연구모임’이 1월 중 동일본과 서일본에서 대규모로 진행됐다.
총 668명이 참가하고 227편의 논문이 발표됐다는 수치만 놓고 보면 학술적 열의가 넘치는 행사처럼 보인다. 그러나 행사 전반을 들여다보면, 이는 교육의 질적 성찰이나 학생 중심의 교육 혁신과는 거리가 먼, 이념 중심의 조직 결속 행사에 가깝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번 모임의 목적은 “민족교육의 실정에 맞는 새 방법론 탐구”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반복적으로 강조된 표현은 ‘총련애국위업의 바통’, ‘역군 양성’, ‘결심 공고화’와 같은 정치·조직적 언어였다.
교육 연구라기보다는 교원들을 매개로 한 이념 재확인과 충성의식 강화가 핵심 목표였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특히 문제적인 대목은 학생을 ‘활기차고 명랑한 인재’가 아니라, 특정 조직과 노선을 계승할 ‘역군’으로 규정한 인식이다. 이는 교육의 본질인 비판적 사고, 자율성, 보편적 시민성의 함양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교육 현장이 아이들의 미래를 여는 공간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위해 길러지는 도구적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27편의 논문 발표 역시 그 내용과 다양성에 대한 검증은 찾아보기 어렵다. 연구 주제와 방법론, 학문적 검토 과정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고, 외부 교육 전문가나 독립적인 학술 평가 체계도 보이지 않는다.
숫자만 강조된 채, 실질적인 교육적 성과는 불투명하다. 이는 학술 연구의 형식을 빌려 조직 내부 성과를 과시하는 전형적인 선전 방식에 가깝다.
더욱이 이러한 모임이 일본 사회의 교육 환경 변화, 학생들의 정체성 혼란, 다문화·다원적 가치에 대한 고민과 어떻게 접점을 갖는지도 설명되지 않는다.
현실의 문제를 외면한 채 ‘민족교육’이라는 추상적 구호만 반복하는 한, 교육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조직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머물 수밖에 없다.
교육은 결심을 다지는 장소가 아니라 질문을 허용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총련 교원 연구모임은 질문보다 답을, 탐구보다 결의를, 교육보다 동원을 앞세웠다. 그 결과 남은 것은 교육의 이름을 빌린 또 하나의 정치 행사일 뿐이다.
학생과 교원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이제라도 교육을 이념의 그늘에서 해방시키는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