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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유샤와 시진핑 - 독자 제공 |
중국 군부 최고위층의 연쇄 숙청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낙마를 두고 “시진핑 집권 13년 만에 가장 충격적인 정치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충성도에 의문이 제기된 고위 장성들을 제거해 온 시진핑 체제의 숙청 정치가, 이제는 ‘건드릴 수 없는 인물’로 여겨지던 핵심부까지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해방군 내부의 ‘청소’는 특히 부패가 집중적으로 드러난 미사일 부대를 중심으로 격화됐다. 2023년 이후 국방부 장관이 두 차례 연속 조사 대상이 되었고, 다수의 장성이 낙마했다.
2025년 10월에는 군 서열 2위 허웨이둥이 축출되며 7명의 장군이 동반 낙마했다. 이 과정에서 장유샤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고, 그는 현역 최고 계급 장군으로서 사실상 ‘면책 인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연이은 실각 끝에 권력의 추가 집중은 오히려 장유샤 자신을 겨눴다. 마크 줄리앙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아시아 프로젝트 국장은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시진핑이 그의 충성도에 의문을 품었다는 점”이라며 “2027년 제21차 당대회를 앞두고 네 번째 임기를 노리는 상황에서, 경제 둔화 등으로 누적된 불만 속에 그 어떤 저항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장유샤는 실제 전투 경험을 가진 드문 장군이자 시진핑과 개인적 인연이 깊은 인물이었음에도, 결국 숙청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관영 해방군보는 사설에서 장유샤와 류전리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심각하게 짓밟고 파괴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른바 ‘주석 책임제’는 군권이 시진핑 개인에게 고도로 집중된 구조를 의미한다.
사설은 이들이 “당의 군대에 대한 절대적 지도력에 중대한 정치·부패 문제를 초래했고, 나아가 집권 기반을 위협했다”고까지 규정했다.
장유샤는 개인적 야망의 상징이라기보다, 최고 권력과 거대한 군사 체계 사이에서 조정·완충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이었다. 그의 존재는 고도로 개인화된 통치 아래서도 중공군이 최소한의 제도적 이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였다.
그렇기에 이번 낙마는 단순한 파벌 싸움이 아니라, 군권 운영에서 제도적 관성을 허용하던 ‘구조적 선택’의 종료로 해석된다. 이후 군권은 조직 안정이나 전문성보다, 최고 지도자의 개인적 안전 논리에 종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월 24일 국방부의 공식 발표 이후에도 이례적인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뒤따르던 각 전구·군종의 ‘당 중앙 결정 지지’ 성명이나 관영 매체의 학습·토론 보도가 보이지 않는다.
26일 군보 1면은 반부패를 언급하며 “신분은 면책권이 아니고, 공로는 면죄부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정작 장유샤와 류전리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했다. 더 나아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웹사이트에서 전재됐던 장유샤 낙마 통보가 당일 삭제되는 혼선도 발생했다.
해외 X(구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민주운동가 탕바이차오는 “사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체포의 합법성을 둘러싼 논쟁이 진행 중”이라며 “시진핑의 절대 권위가 처음으로 도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들 역시 신화망·CCTV의 침묵과 상반된 정보에 혼란을 표하고 있다. 현재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장유샤의 과거 활동 기록이 여전히 남아 있는 반면, 앞서 낙마한 허웨이둥의 기록은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즉각적인 공개 반발로 이어지기보다는, 소극적 집행과 협력 지연, 그리고 체제 내부의 장기적 전망 재평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겉으로는 권력이 더욱 집중된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내부 신뢰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신호다. 중앙군사위원회가 ‘껍데기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