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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또다시 대규모 방사포 시험사격을 공개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은 1월 27일 이른바 ‘갱신형 대구경방사포 무기체계’의 효력 검증을 위한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험은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전략적 억제력의 책임적 행사”라고 포장했다.
그러나 발표 내용 전반을 뜯어보면, 이는 군사기술의 객관적 성과라기보다 정치 선전과 위협의 수사학에 가깝다.
북한은 이번 시험의 목적을 “핵전쟁 억제력의 고도화”라고 설명했지만, 실상은 공격 능력의 노골적 과시에 가깝다. 김정은은 방사포의 “기동성·지능성·명중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고 주장하며, “특수한 공격사용에 적합화”되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억제(deterrence)는 본질적으로 사용하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개념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를 선제·집중·대량 공격 능력과 동일시하며, 억제 개념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김정은은 “최소 가까운 몇 년 안에는 그 어느 나라도 이 같은 기술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외부 검증 자료도, 국제 전문가의 평가도 전무한 상태에서 반복돼 왔다.
북한 매체가 강조한 ‘자치정밀유도비행체계’, ‘외부 간섭 무시’ 같은 표현 역시 구체적 기술 사양이나 시험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신뢰성은 확인할 수 없다. 이는 과거 ICBM, SLBM, 극초음속 미사일 보도에서 반복돼 온 선전 문법과 다르지 않다.
북한은 방사포탄 4발이 358.5km 떨어진 해상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궤적, 오차 범위, 다탄두 여부, 요격 가능성 등 핵심 정보는 철저히 생략됐다. 숫자는 남겼지만, 군사적 의미를 판단할 근거는 제공하지 않은 채 공포만 부각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내부 결속과 대외 위협을 동시에 노린 전형적인 체제 선전이다.
김정은은 이번 시험을 조선로동당 제9차 당대회와 연결시키며,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위한 다음 단계 구상”을 예고했다. 이는 당대회를 앞두고 군부와 과학기술 집단에 대한 포상·격려, 그리고 주민들에게 “강한 국가” 이미지를 주입하기 위한 정치적 연출로 해석된다.
민생·경제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군사 시험은 여전히 체제 정당성을 떠받치는 가장 손쉬운 선전 도구로 소비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시험을 “책임적인 억제력 행사”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가 보는 현실은 정반대다. 반복되는 무기 시험과 과장된 위협 담론은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주변국의 군비 증강과 대응 논리를 강화할 뿐이다.
억제라는 말을 입에 올리면서 동시에 “가장 집초적이고 파괴적인 대량 공격력”을 자랑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며, 국제 규범과는 거리가 먼 행태다.
이번 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은 새로운 군사 혁신의 증거라기보다, 북한식 군사선전의 재탕에 가깝다. 검증 없는 기술 과시, 억제 개념의 왜곡, 내부 결속을 위한 위협 정치가 결합된 전형적인 패턴이다.
한반도의 긴장은 이런 시험으로 완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될수록, 북한이 말하는 “억제력”은 신뢰가 아닌 불안의 또 다른 이름이 되고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