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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
베네수엘라 군과 경찰 수뇌부가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충성을 맹세하며 권력 결속을 과시했지만, 미국과 베네수엘라 야권은 그의 통치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방장관 블라디미르 파드리노는 28일(현지시간) 수도에서 열린 대규모 군경 퍼레이드에서 로드리게스 대통령에게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상징물인 의전용 지휘봉과 칼을 전달하며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약 3천 명의 군인과 경찰이 동원돼, 새 권력에 대한 조직적 지지 의사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마두로 정권의 핵심 실세로 꼽혀온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법무·평화부 장관도 경찰 조직을 대표해 충성 서약에 나섰다. 그는 “로드리게스의 통치를 수호하는 것이 정부의 연속성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온전함을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평가는 정반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 베네수엘라 청문회에 출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가 다루고 있는 인물들은 우리 시스템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에 연루돼 왔다”고 지적하며, 현 체제를 장기적으로 용인할 의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정책은 부패한 체제를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로드리게스 정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역시 로드리게스의 정통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루비오 장관과 회동 후 “로드리게스에 대해 진정한 신뢰를 가진 사람은 없다”며 “우리는 범죄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차도는 “그들은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죽였고, 서반구 역사상 가장 범죄적인 고문과 탄압 체제를 설계했다”며 이를 ‘국가 테러리즘’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로드리게스가 이러한 체제의 핵심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군·경 충성 선언이 권력 공백과 국제적 압박 속에서 체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상징적 행위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미국과 야권이 동시에 로드리게스 정권의 정통성과 지속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는 만큼, 베네수엘라의 권력 구도는 단기간 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니콜라스 마두로 체제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현 권력 구조가 국제 사회의 압박과 내부 균열을 동시에 견뎌낼 수 있을지가 향후 베네수엘라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