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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 |
국민의힘은 최근 한동훈 전 대표를 공식 제명했다. 계파 갈등과 리더십 혼선, 총선 이후 이어진 당내 책임 공방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형식상으로는 ‘정리’이지만, 정치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미 시기를 한참 놓친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제 와서의 제명은 상처를 봉합하기보다 오히려 늦은 확인에 가깝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총선 패배 이후 책임 소재가 분명해졌음에도, 당 지도부와 당사자 모두 결단을 미뤄왔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떠나는 것이 책임지는 정치다
정치에서 물러남은 곧 도피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정 기간 외유에 나서 정치적 소음을 줄이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공적 책임에 부합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제명을 계기로 한 전 대표가 당분간 국내 정치의 전면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적 영향력이 컸던 인물일수록, 남아 있는 것 자체가 갈등의 불씨가 되기 쉽다. 당과 지지층 모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거리를 두는 선택이 ‘도리’라는 지적은 결코 과하지 않다.
늦었지만,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제명 자체보다도, 이 결정이 너무 늦게 내려졌다는 점이 정치적 후유증을 키웠다. 총선 직후 책임 정리가 이뤄졌다면 당의 내홍은 이 정도까지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명은 한 전 대표 개인에게는 새로운 국면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에서 한 발 물러나 성찰의 시간을 갖고, 향후를 준비하는 길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정치는 결국 책임의 예술이다. 남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떠날 줄 아는 것 또한 정치의 중요한 덕목이다. 이번 제명이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김·희·철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