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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지방발전정책 대상 건설 착공식’을 진행했다고 선전했지만, 또 하나의 대형 구호와 의식적 행사가 실질적 주민 삶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이 강조한 ‘전면적 국가부흥’과 ‘지방의 개벽’이라는 표현은 익숙하지만, 그 결과를 체감했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통신은 최근 몇 년간 전국 각지에서 지방공업공장, 주택, 각종 기반시설의 ‘착공식’을 연이어 보도해왔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상당수 사업은 자재 부족, 전력난, 인력 동원 한계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사실상 중단됐다. 착공식은 성대하지만, 완공 소식은 흐지부지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보도는 “인민의 소원을 절대의 숙원으로 떠안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주민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거나 사업의 수혜를 체감했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대형 건설 사업은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무상 노동 동원, 군인과 주민의 강제 투입, 개인 생계 활동의 중단은 이미 북한 사회에서 익숙한 풍경이다.
이번 착공식에서도 조선인민군 제124연대의 ‘혁명적 기세’가 강조됐다. 그러나 군 병력 동원은 지역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기보다, 민간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발전 정책이 군의 동원과 충성 경쟁으로만 추진되는 한, 이는 경제 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과시 행위에 가깝다.
‘지방발전정책 제3년기’라는 표현은 장기적·체계적 계획이 진행 중인 듯한 인상을 주지만, 북한 주민들이 마주한 현실은 만성적인 식량난, 열악한 의료·교육 환경, 붕괴된 유통망이다. 발전의 성과를 말하려면 착공식이 아니라 주민의 식탁, 난방, 일자리에서 변화가 확인돼야 한다.
평원군 착공식 보도는 북한식 개발 담론의 전형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과장된 수사, 당과 지도부에 대한 충성 강조, 군부 동원, 그리고 주민 삶에 대한 구체적 설명의 부재 등이다.
지방 발전을 말하려면 화려한 문구보다, 실제 완공 사례와 주민 생활의 개선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착공식 역시 또 하나의 ‘선전용 사진’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