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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이 라마 - 인터넷 캡쳐 |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오디오북 부문에서 생애 첫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개인의 영예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보편적 책임에 대한 인정”이라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명상 오디오북 Meditation: Dalai Lama’s Reflections로 트로피를 받았다. 그는 다음 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이 영예를 받아들인다”며 평화·자비·환경 사랑·인류 일체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해당 오디오북은 주요 음악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으며, 미국의 팝 싱어송라이터 매기 로저스와 작곡가 루퍼스 윈라이트가 참여했다. 시상식 현장에서는 제작진이 달라이 라마를 대신해 상을 수상했다.
그래미 오디오북 부문은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연설과 회고록이 꾸준히 주목받아온 분야다. 지난해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연설집 오디오북으로 수상했고, 과거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도 각각 두 차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편, 1959년 중국군의 티베트 봉기 진압 이후 인도로 망명해 온 달라이 라마는 정치적 역할을 내려놓고 민선 정부에 권한을 이양했지만, 환생 문제를 둘러싼 발언으로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그는 사후 환생을 인정하되, 중국 당국이 지정한 인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제14대 달라이 라마는 단순한 종교 인물이 아니라 정치적 망명자이며, 종교를 구실로 중국 분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그를 티베트 분리주의의 상징으로 규정해 왔다.
그래미 수상이라는 문화적 성취가 티베트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을 다시 부각시키며, 종교·문화의 영역과 국제정치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파장을 낳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