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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짝 웃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 |
일본 정치가 전후(戰後) 이래 가장 강력한 ‘1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집권 여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이 8일 실시된 중의원 총선에서 단일 정당 기준 사상 최대 의석을 확보하며, 헌법 개정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선을 단독으로 넘어섰다.
■ 198석 → 316석…전후 처음 ‘단일 정당 ⅔’
9일 NHK와 주요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체 465석 중 316석을 차지했다. 이는 종전 보유 의석(198석)에서 무려 118석이 늘어난 수치로, 1986년 나카소네 정권 당시 기록한 304석을 뛰어넘는 결과다.
일본 언론은 단일 정당이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사례가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자민당은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재의결할 수 있는 강력한 입법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
■ 연립 포함 ‘중의원 ¾ 장악’…야권은 붕괴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 일본유신회도 의석을 소폭 늘리며 여권 강화에 힘을 보탰다. 여당 전체 의석수는 352석으로, 중의원 전체의 75%를 넘는다.
반면, 기존 제1야당이던 중도 성향의 야권 연합은 참패했다. 선거 직전 गठ성된 중도개혁 연합은 지역구 대부분에서 패배하며 의석이 100석 이상 줄었고,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의 견제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다카이치 돌풍’, 아베 이후 최대 권력 기반
이번 압승의 배경으로는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내각 지지율과 젊은 층까지 확산된 개인적 인기, 그리고 ‘강한 일본’을 전면에 내세운 선거 전략이 꼽힌다. 중의원 해산 직후만 해도 무리수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전국을 누빈 강행군 유세가 판세를 뒤집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적 스승이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조차 이루지 못한 수준의 권력 집중을 달성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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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세장에서 인사하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 |
■ 개헌·안보 드라이브 가능성…당장은 ‘경제’ 강조
의석 구조상 개헌에 우호적인 세력은 중의원에서 이미 발의선을 훨씬 넘겼다. 헌법 9조 개정, 방위력 강화, 무기 수출 규제 완화, 국가정보기관 창설 등 다카이치 총리가 그간 강조해온 보수적 안보 어젠다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다만 당장 개헌 추진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 개헌안 발의에는 참의원에서도 3분의 2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 참의원은 여소야대 구도이기 때문이다. 다음 참의원 선거는 2028년 여름으로 예정돼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직후 방송 출연에서 개헌 언급을 자제하며 “국민에게 심판받고 싶었던 핵심은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라고 밝혔다. 새 내각에서도 주요 각료를 유임해 경제·재정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 ‘다카이치 1강’의 시작…일본 정치의 분수령
아사히신문은 “취약한 연립 정권에서 ‘다카이치 1강 체제’로 전환됐다”며 “국민의 신임을 얻었다고 판단한 총리가 국론을 양분할 정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56.26%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후 기준으로는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사전투표자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일본 정치가 강력한 권력 집중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다카이치 내각이 경제 회복과 안보 강화, 그리고 개헌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국내외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