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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칭더 대만 총통 |
대만의 라이칭더 총통이 중국의 대만 병합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며, 그 여파가 일본과 필리핀은 물론 인도태평양 전역, 나아가 미주와 유럽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국방 예산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그가 2024년 5월 취임한 이후 글로벌 통신사와 가진 첫 공식 인터뷰로, 국제사회에 대만의 안보 의지를 분명히 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라이 총통은 10일 타이베이 총통부 청사에서 AFP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만이 중국에 병합된다면 중국의 팽창주의적 야심은 거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으로 위협받을 국가는 일본, 필리핀, 그리고 인도태평양의 다른 국가들”이라며 “어느 한 국가의 안보 위기는 결국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만해협 문제가 단지 양안(兩岸) 문제에 그치지 않고 역내 안보 질서 전체를 뒤흔들 사안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최근 제기되는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설’과 관련해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국방력 강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무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야권 반발로 특별 국방예산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에 좋은 날은 단 하루도 없도록 해야 한다”며 억지력 확보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자위 의지와 인도태평양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겠다는 결의를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해 특별 국방예산을 제안했다”며 “우리 경제 수준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감당 가능한 범위”라고 주장했다.
라이 총통은 최근 중국군 고위 지휘부에 대한 대규모 숙청 움직임에도 주목했다. 특히 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포함한 군 수뇌부 동향을 거론하며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내부 변화가 중국의 전투 준비태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대만에 대한 위협을 증대시킬지는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궁극적으로 우리의 방어 준비태세와 동맹·파트너들과 함께 구축하는 억지력의 신뢰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4월 초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라이 총통은 “대만해협 현상 유지에 도움이 되는 어떠한 대화와 협력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은 대만을 지지할 것이며,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대만을 카드로 활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중 무역 경쟁 맥락에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이 더 많다”며 미중 협상 구도에서 대만이 일방적 양보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라이 총통은 군사 분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서 유럽과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대만과 유럽이 방위산업 및 방위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며 “AI 공동 개발을 통해 포괄적 스마트 전환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를 보유한 대만의 반도체 경쟁력을 언급하며, 일본·미국·유럽의 관련 투자도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라이칭더의 발언은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의 본질을 다시 드러냈다”며 “평화 파괴자이자 위기 제조자, 전쟁 선동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만이 중국 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라는 역사적·법적 사실은 바꿀 수 없으며, 국제사회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기본 구도도 흔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세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고 무력으로 통일을 거부하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 총통의 이번 인터뷰는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이 스스로의 방어 의지와 국제 협력 구상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중국의 강경한 통일 의지 표명과 맞물려,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이 더욱 첨예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