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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
북한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최근 담화를 통해 한국 정부를 향해 “주권침해도발방지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강경한 경고를 내놓았다.
이른바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 사건’을 둘러싸고 한국 통일부 장관의 유감 표명을 언급하면서도, 재발 시 “혹독한 대응”과 “비례성을 초월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겉으로는 ‘주권 수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담화의 전체 맥락은 사건의 진상 규명이나 군사적 충돌 방지보다는 긴장 고조를 통한 정치적 메시지 발신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범은 관심 없다”… 진상 규명보다 ‘한국발’ 강조
김 부부장은 “주범의 실체가 누구이든 관심 없다”고 밝혔다. 개인이든, 민간단체이든 상관없이 “한국발로 감행되었다는 그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통상적인 국제 분쟁의 처리 원칙은 책임 소재의 구체적 규명과 사실 확인에 있다. 누가, 어떤 경로로, 어떤 의도로 무인기를 보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체에는 관심이 없다”는 표현은 문제 해결보다는 정치적 압박을 목적으로 삼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북한이 사건의 경위보다 ‘한국 정부의 관리 책임’을 전면에 부각시키며, 남측 당국을 직접적인 협상·압박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례성을 초월” 발언의 위험성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여러 가지 대응공격안들 중 어느 한 안이 선택될 것이며 비례성을 초월할 것”이라는 문구다.
국제사회에서 군사적 대응의 기본 원칙은 ‘비례성’이다. 이는 도발에 대한 대응이 그 범위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최소한의 규범이다. 이를 공개적으로 “초월”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군사적 긴장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
이러한 표현은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한반도 안보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군사적 행동이 뒤따르지 않더라도, 발언 자체가 시장·외교·안보 전반에 파장을 일으킨다.
반복되는 ‘강경 담화 정치’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수년간 대남·대미 메시지를 총괄하는 ‘강경 발언 창구’ 역할을 해왔다. 이번 담화 역시 기존의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사건 발생, 한국의 유감 또는 해명, 이를 “상식적 행동”이라 평가하면서도 더 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재발 시 강력 보복을 예고하는 식이다.
이 구조는 내부 결속과 대외 협상력 강화를 동시에 노리는 전형적인 위기 관리 방식이다. 강한 언어로 긴장을 고조시킨 뒤, 상황을 조정하며 협상 공간을 확보하는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