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계속되는 지방건설 착공식
  • - 착공식은 홍수를 이루나 삶의 변화는 없는 것이 북한
  •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최근 북한 당국은 송화군, 무산군, 대안구역, 판문구역 등 여러 지역에서 잇따라 ‘지방발전정책대상건설착공식’*을 개최하며 대대적인 선전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들 행사를 두고 “위대한 당중앙의 웅지”, “인민의 복리 증진”,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이라는 표현을 반복하지만, 정작 주민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 평가는 철저히 배제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을 통해 향후 10년간 20개 시·군에 공장, 병원, 종합봉사시설을 동시에 건설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국제 제재의 지속, 만성적인 전력난과 원자재 부족, 국가 재정의 한계 속에서 이러한 계획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착공식과 준공식은 반복되지만, 이후 시설 가동률, 의료 서비스 수준, 장기 운영과 유지·보수 체계에 대한 후속 보도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죠. 군부대가 전면에 나서 ‘완강한 실천력’을 강조하는 장면 뒤에는 군인과 주민에 대한 강제 동원, 노동 조건 악화, 안전 문제라는 구조적 문제가 가려져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북한 경제와 사회 구조 차원에서 북한 지방발전정책의 실체와 한계를 짚어보겠습니다.

    1. 최근 잇따른 지방발전정책대상건설착공식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핵심적으로 말씀드리면 “보여주기용 정치 이벤트의 반복”입니다. 착공식 자체는 정치적으로 매우 효율적인 수단이죠. 단기간에 성과를 연출할 수 있고, 지도부의 결단과 ‘배려’를 강조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착공은 발전의 시작일 뿐이며, 주민의 삶을 바꾸는 것은 이후의 지속적 가동과 운영입니다. 북한 보도에서 이 결정적 단계가 항상 사라진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인터넷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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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북한은 2년 사이 120여 개의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수치는 신뢰할 수 있을까요?

    - 외부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설령 물리적 건물이 존재한다 해도, 그것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공장은 전력, 원료, 부품, 숙련 인력이 동시에 작동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의 구조적 전력난과 물류 붕괴 상황을 고려하면, 다수의 시설이 ‘껍데기 공장’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3. ‘지방발전 20×10 정책’은 왜 구조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까요?

    - 이 정책은 세 가지를 동시에 결여하고 있습니다. 첫째, 재원 조달 계획이 없습니다. 물품이 꾸준히 생산되어 보급되혀면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그런에 이러한 계획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둘째, 장기 운영 모델이 없습니다. 다시말해 장기플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생산된 물품이나 기계 등을 통해 주민생활속에서 무엇을 고취하겠다는 전략이나 계획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런 계획없이 생산된 제품들이 제대로 공급되고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될까요? 의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유지·보수 체계에 대한 설명이 전무합니다. 공장의 가동만큼 중요한 것이 유지보수 부분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공장가동이 멈춤다면 사회 전반적으로 파급이 큽니다. 리스크 관리라고 하는데요. 이것이 없이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부 자본이나 기술 유입은 제한돼 있고, 국가 재정 역시 군사 분야에 우선 배분되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대규모 동시 건설은 지속 불가능한 방식입니다.

    4. 착공식에 군부대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점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이는 경제 정책이라기보다 군사적 동원 체계의 연장으로 봐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집행정신’이라는 표현은 사실상 명령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 강제 노동을 의미합니다.

    임금, 노동 시간, 안전 대책이 언급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방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군인과 주민의 노동력이 소모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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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북한 매체는 주민들의 ‘기쁨과 감격’을 강조합니다. 실제 주민 반응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공식 보도에 등장하는 주민들은 철저히 연출된 존재입니다. 병원이 세워져도 의약품이 없고, 의사가 부족하며, 치료비 부담이 주민에게 전가되는 현실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공장이 생겨도 전력 부족으로 멈춰 서는 사례는 이미 북한 전역에서 반복돼 왔습니다.

    주민들에게 착공식은 희망이 아니라 또 다른 동원의 신호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결국 북한 지방발전정책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주민의 삶 개선이 아니라 체제 충성의 시각적 과시입니다. “위대한 당중앙에 충성의 보고”라는 표현이 이를 상징합니다. 발전은 결과로 평가돼야 하지만, 북한에서는 과정—그것도 착공이라는 가장 초기 단계—만이 강조됩니다.

    진정한 발전을 원한다면 북한은 착공식이 아니라, 실제 가동되는 시설과 주민 삶의 변화로 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방변혁의 새시대’는 또 하나의 공허한 구호로 남을 것입니다.

    반복되는 착공식은 더 이상 발전의 증거가 아닙니다. 투명한 정보 공개, 강제 동원의 중단, 그리고 실제로 작동하는 공장과 병원이 없는 한, 북한의 지방발전정책은 또 하나의 선전 서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진정한 변화는 구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현실에서만 시작된다는 것을 북한 당국이 깨닫기를 바랍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6-02-19 09:15]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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