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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구급차 |
러시아 본토 깊숙한 우랄 지역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권에 들어갔다. 국경에서 약 1,500㎞ 떨어진 내륙 방산도시가 공격을 받으면서, 전쟁의 공간적 범위와 전략적 긴장이 다시 한 단계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우랄 연방관구의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알렉산드르 브레찰로프 공화국 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공화국 내 한 시설이 키이우 정권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시설이 손상됐고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공화국 보건장관 세르게이 바긴은 최소 11명이 다쳤으며, 이 중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정확한 피격 지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위산업 중심지로 알려진 이 지역의 특성상 군수·미사일 관련 시설이 목표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셜미디어 채널과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그들은 수도 이젭스크에서 북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보트킨스크의 주요 무기 공장이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지역에 위치한 보트킨스크 기계제작공장은 러시아 전략·전술 미사일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공장은 이스칸데르, 토폴-M 등 러시아의 주력 탄도미사일을 생산해온 곳이다. 일부 보도는 최근 실전 배치가 거론된 신형 체계 ‘오레시니크’도 이 지역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성명을 통해 자국산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가 보트킨스크의 탄도미사일 제조 공장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사마라주의 가스 처리 공장도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구체적인 지명은 밝히지 않은 채, 지난 하루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플라밍고 미사일 5기와 드론 172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방산시설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서방 통신들은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전략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경에서 1,500㎞ 떨어진 우랄 지역이 직접 타격권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러시아 후방 안전지대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한 지 4주년을 앞두고 발생했다. 미국이 중재하는 종전 협상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에서의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상징성이 큰 방산시설을 겨냥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전쟁의 무게중심이 전선에서 후방 산업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 생산능력을 약화시켜 장기전에서의 공습 강도를 낮추려는 계산을, 러시아는 본토 방공망 강화와 보복 타격 확대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쟁 4년 차에 접어든 양국의 충돌은 이제 단순한 전선 공방을 넘어, 서로의 전략적 심장부를 겨누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종전 협상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전장의 반경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