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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
미국 국방부가 아이비리그 주요 대학들과의 교육 교류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군과 학계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국방부가 프린스턴 대학교, 컬럼비아 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브라운 대학교, 예일 대학교 등과 운영해 온 모든 교육 파견·교류 과정을 2026~2027학년도부터 즉각 취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버드 대학교와의 교류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그 대상을 아이비리그 전반으로 확대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SNS 영상 메시지에서 일부 명문 대학을 “유해한 세뇌의 온상”이라고 규정하며, 이른바 ‘워크(woke)’ 문화가 군 장교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반미 감정과 군에 대한 경멸을 확산시키는 환경을 지적 탐구의 전당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방부가 추구하는 교육 철학은 “힘을 통한 평화”와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가장 유능한 장교들을 그들이 맹세한 가치를 훼손하는 대학원 프로그램에 계속 보낼 수 없다”고 밝혀, 이번 조치가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니라 군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는 오랜 기간 아이비리그 및 주요 연구대학들과 협력해 왔다. 전략학, 국제정치, 사이버안보, 인공지능, 첨단 무기체계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군 장교들이 석·박사 과정을 밟아 왔으며, 이는 미 군사 엘리트 양성 시스템의 중요한 축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트럼프 행정부는 대학가의 진보적 이념 확산과 다양성·형평·포용(DEI) 정책 등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번 결정은 그러한 기조가 군 교육 정책에까지 직접 반영된 사례로 해석된다.
국방부가 대학의 이념적 성향을 문제 삼아 제도적 교류를 끊는 것은 이례적 조치로, 향후 연방정부와 고등교육기관 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장병들을 향해 “아이비리그 교수들이 여러분을 싫어할지 모르지만, 전쟁부와 미국 국민은 여러분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교육 정책 변경을 넘어, 군을 ‘문화전쟁’의 중심에 세우는 정치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아이러니하게도, 헤그세스 장관 본인 역시 프린스턴대 학부와 하버드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과거 엘리트 교육의 수혜자였던 인물이 이제는 그 구조를 비판하고 단절을 선언한 셈이다.
이번 조치가 실제로 군의 교육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군이 정치적 이념 논쟁에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군의 가치와 사기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지도 나온다.
미 국방부와 아이비리그 대학 간의 관계 재설정은 단순한 교육 교류 중단을 넘어, 미국 사회 내부의 문화·이념 갈등이 군과 학계를 관통하는 구조적 균열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