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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화를 발표하고 있는 김여정 |
북한 조선로동당 9차 당대회 이후 권력 재편의 윤곽이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그 핵심에는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의 ‘총무부장’ 임명과, 간부들에게 신형 저격소총을 선물한 김정은의 상징적 행보가 자리한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주요 지도간부 및 군 지휘관들에게 신형 저격수보총을 수여했다고 보도하며, 김여정을 ‘당중앙위원회 총무부장’으로 호명했다.
이는 김여정이 9차 당대회 제1차 전원회의에서 당 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를 맡았는지 처음 확인된 것이다.
총무부는 당 중앙의 행정·운영 실무를 총괄하는 핵심 부서로, 인사·문서·재정·조직 운영 등 내부 동맥을 관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수장이 된 김여정은 단순한 대외 메시지 담당을 넘어, 당 운영의 실질적 축을 장악하게 된 셈이다.
그동안 김여정은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서 대남·대미 담화를 통해 ‘김정은의 입’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총무부장이라는 직책은 메시지 생산을 넘어 조직과 권력 운용을 직접 다루는 자리라는 점에서 위상이 다르다. 일각에서는 이를 “사실상 무임소 장관에 가까운 전권적 실무 조정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번 행사에서 김정은은 간부들에게 “개인적으로 특별한 선물”이라며 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한 ‘새세대 저격수보총’을 직접 수여했다. 그는 이를 “절대적인 신뢰심의 표시”라고 규정했다.
무기 증서를 직접 건네고, 사격장에서 함께 사격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한 장면은 단순한 선물 수여 이상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격소총은 정밀성과 충성, 그리고 ‘표적 제거’라는 상징을 내포한다. 이는 간부들에게 요구되는 충성의 방향성과 임무 수행의 결연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읽힌다.
특히 이번 수여 대상에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조용원과 조직비서로 발탁된 것으로 보이는 김재룡,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및 무력기관 지휘관들이 포함됐다. 당·군 핵심을 향한 ‘무장 충성 서약식’에 가까운 연출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차 당대회는 원로 세대의 퇴진과 젊은 피의 전면 배치를 통해 김정은 중심의 단일 권력 구조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여정의 총무부장 임명은 그 구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인사다. 내부 행정과 조직 운용을 가족이 직접 장악함으로써, 권력의 안전판을 두텁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