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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습 직후 테헤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테헤란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AFP와 DPA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창문을 열고 박수를 치거나 음악을 틀며 기쁨을 표현했고, 소셜미디어에는 휘파람과 폭죽 소리가 담긴 영상도 확산됐다.
하메네이 사망 소식은 위성 방송을 통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이란 반체제 매체들이 먼저 전했고, 이후 제한적인 통신망을 통해 테헤란 시민들에게까지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당시 강경 진압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기억이 생생한 탓에, 대규모 거리 집회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전언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메네이 사망 보도 직전 기사에서, 이란 정권에 반대해 온 시민들 사이에 “새로운 미래가 가능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악화일로의 경제난, 강도 높은 사회 통제, 정치적 자유 억압에 대한 불만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수천 명이 희생되면서, 군과 혁명수비대가 장악한 체제를 단순한 민중 봉기로 무너뜨리기는 어렵다는 현실 또한 분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란 북부에서 부상 시위자들을 치료했던 한 의사는 공습 이후 상황을 두고 “조심스럽지만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른 방법은 없었다”며, 최선의 시나리오는 “정권 수뇌부를 정밀 제거해 유혈사태를 최소화하고 민주화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오전 공습으로 도시 곳곳에서 폭음이 울린 직후 시민들은 식료품점으로 몰려가 물과 식품을 사재기했고, 주유소에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도심 주요 도로에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인터넷 접속은 거의 차단된 상태로, 외부 세계와의 통신은 물론 이란 내부에서도 연락이 끊기다시피 했다. 정권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당국이 통신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테헤란 상공을 가로지르는 미사일을 목격하고 카스피해 인근 별장으로 피신했다는 한 퇴직 기업인은 “사람들이 정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사회는 지금 복잡한 감정의 교차점에 서 있다. 오랜 독재 체제의 상징이었던 지도자의 사망 소식에 환호하지만, 외국 군대의 개입과 전면전 가능성에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결국 테헤란의 밤을 가른 박수와 폭죽은 단순한 승리의 신호라기보다, 억눌린 분노와 두려움,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기대와 공포가 동시에 터져 나온 복합적 표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