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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채택된 각종 노선과 정책을 담은 문헌집을 전당 조직에 일제히 배포하고 ‘집중학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체제 결속과 사상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이 제9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연설문을 수록한 《조선로동당 제9차대회 문헌집》이 출판돼 중앙과 지방의 각급 당 조직에 배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문헌집에는 당대회에서 제시된 정책 노선과 지도부의 발언들이 정리돼 있으며, 각 조직에서는 이를 토대로 ‘집중학습’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이번 학습의 목적을 “당 중앙의 사상과 의도에 입각하여 투쟁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학습이 정책 토론이나 정책 평가라기보다, 지도자의 노선을 절대화하고 이를 현장에 하달하는 전형적인 사상 주입 교육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특히 북한 매체는 학습 과정에서 “3대혁명의 기치를 높이 들고 당 중앙이 제시한 전면적 발전의 다섯 가지 시대적 요구를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실행대책을 연구 토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부의 지시를 하부 조직이 충성 결의 형식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북한에서 당대회 문헌집을 제작해 전당에 배포하고 집중 학습을 진행하는 것은 과거에도 반복되어온 정치 행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정치 교육 이상의 의미를 가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최근 북한은 노동당 제9차 대회를 통해 권력 구조 재편과 정책 방향을 새롭게 제시한 상황이다. 김여정의 당 총무부장 임명 등 핵심 권력 구조가 ‘로열 패밀리’ 중심으로 재정비되는 가운데, 당 조직 전체에 새로운 노선과 충성 체계를 주입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북한 당국이 ‘당 중앙의 사상과 의도’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된다. 이는 정책 논의나 자율적 행정이 아니라, 김정은 중심의 절대적 지시 체계를 재확인하는 정치 메시지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전당적 학습 동원이 북한의 어려운 경제 현실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량 부족과 산업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산과 민생 문제 해결보다는 정치 학습과 충성 교육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문헌집 배포와 집중학습’은 정책 실행을 위한 실질적 토론이라기보다, 당대회 이후 체제 결속을 강화하고 지도부의 권위를 재확인하기 위한 정치적 동원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북한이 당대회 이후 어떤 실질적 정책 변화를 보여줄지보다, 오히려 이러한 사상 교육과 정치 학습이 얼마나 강화될지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