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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물류 현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화물차 기사들은 한 달에 120만~130만원씩 늘어난 유류비를 감당하지 못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상황을 관리하거나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위기는 이미 임계점에 가깝다. 전국을 운행하는 한 트레일러 기사는 최근 경유 가격이 리터당 1500원대에서 190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월 유류비가 120만원 이상 늘었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해당 기사에 따르면 월 매출 1500만원 중 약 500만원이 유류비로 들어가는데, 최근 유가 상승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실질 소득은 500만원 수준에서 300만원대까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량 유지비와 세금, 정비비 등을 제외하면 시급 기준으로는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화물차 기사 역시 “이틀에 한 번 320리터를 주유하는데 주유할 때마다 10만원씩 더 들어간다”며 “두세 달 정도는 버티겠지만 장기화하면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표도 급등세를 보여준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약 1890원 수준으로, 한 달 전보다 300원 가까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가 상승이 물류비 인상을 통해 결국 국민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화물 운송 비용이 오르면 농축산물, 식료품, 외식 가격 등 전반적인 생활 물가가 연쇄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특히 한국은 물류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유가 충격이 소비자 물가에 빠르게 전이되는 특징이 있다.
즉 지금의 유가 상승은 단순히 화물차 기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곧 전국민의 생활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시장 안정 조치를 사실상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에는 국제 유가 급등이나 공급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수천만 배럴 규모의 비상비축유가 존재한다. 이는 바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시장에 공급을 늘려 가격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적 장치다.
즉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비상비축유 방출, 유류세 조정, 물류업계 긴급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단기적인 가격 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유가 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상황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응을 두고 강한 비판이 제기된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처럼 유가가 급등하고 물류비 상승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서 정부가 시장 안정 신호를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시장은 불안 심리를 확대시키고 가격 상승이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결국 정부의 태도는 두 가지 해석밖에 남기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시장 개입을 회피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위기 관리 능력 자체가 부족한 것인지라는 것이다.
중동발 위기는 한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다. 그러나 그 충격을 완화할 정책 수단은 충분히 존재한다. 비상비축유는 바로 이런 상황을 위해 존재한다. 그럼에도 아무런 대응 없이 유가 급등을 방치한다면 물류비 상승 → 물가 상승 → 서민 경제 악화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관망이 아니라 시장 안정 의지를 분명히 하는 적극적 대응이다. 중동의 위기는 피할 수 없는 외부 변수지만, 그 충격을 키우는 것은 정부의 무능일 수 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국제 유가가 아니라 위기 관리에 실패한 정부의 대응 부재일지도 모른다.
이·상·만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