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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중국에서 대학 졸업생 수가 사상 최대인 1,2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년 실업 문제가 중국 사회의 잠재적 위기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 성장 둔화와 고용시장 축소가 겹친 상황에서, 대규모 청년 인구가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경우 사회적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의 왕샤오핑 부장은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 열린 민생 관련 기자회견에서 “올해 대학 졸업생 수가 약 1,2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48만 명 증가한 규모로, 중국 대졸자 수는 2022년 이후 매년 천만 명을 넘어서며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대학 졸업생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해 왔다. 2022년 1,076만 명에서 2023년 1,158만 명, 2024년 1,179만 명으로 늘었으며, 2025년에는 1,222만 명에 달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나면서 청년층 고용시장에 대한 압박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졸업생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점에 중국 경제의 고용 흡수 능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점이다. 부동산 침체, 민간기업 투자 감소, 기술·인터넷 기업 규제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신규 일자리 창출이 둔화되면서 청년층 취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청년 실업률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23년 6월 21.3%까지 상승한 뒤 발표가 중단되었고, 이후 통계 방식이 변경됐다. 현재는 ‘재학생을 제외한 도시 청년 실업률’만 발표되며, 최근 수치는 약 16.5%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실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졸업 1~2년 전부터 취업 준비를 시작하지만, 아직 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통계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준실업 상태의 대졸자”가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아 실제 청년 고용 상황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계 방식이 미국 등 다른 국가와 크게 다르다고 지적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가정 조사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을 실업 인구에 포함시키며, 학생이라도 취업을 찾고 있다면 실업자로 분류된다.
또 다른 문제는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유연 고용’이다. 중국 당국은 약 2억 명이 개인사업,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등 유연 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를 사실상 ‘반실업 상태’로 평가한다. 중국에서는 조사 기간 중 1시간 이상 노동 대가를 받으면 ‘취업’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실제 안정적인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다.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젊은 세대의 사회적 분위기도 크게 변하고 있다. 경쟁 사회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삶을 추구하는 ‘탕핑(躺平·누워버리기)’이나, 스스로를 무기력한 존재로 표현하는 ‘쥐 인간’이라는 자조적 표현이 확산되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중국인민대학의 한 연구자는 최근 중국 사회에 “일하지 않고, 취업도 하지 않으며, 소비도 하지 않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숨겨진 인구층”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사회적 단절은 분노가 아니라 조용한 철수”라고 지적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 학자 위안홍빙 역시 “중국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청년층이 장기간 실업 상태에 놓이는 것은 체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에서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류위안춘은 “청년 실업 문제가 적절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졸자 수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 전체를 흔드는 장기적 위험 요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