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모즈타바 하메네이(사진 가운데 안경 착용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그의 권력과 자산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유럽 곳곳의 고급 부동산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럽 전문매체 유락티브(Euractiv)는 7일(현지시간) 유럽 각지에 흩어진 수천억 원 규모의 고급 부동산의 실질적 소유주가 모즈타바 하메네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즈타바는 현재 이란 권력 내부에서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거론되는 핵심 인물이다.
유럽 전역에 구축된 ‘4억 유로 부동산 네트워크’
보도에 따르면 영국·독일·오스트리아·스페인 등지에 약 4억 유로(약 6,90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한 이란 사업가 알리 안사리의 자금 흐름이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연결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안사리 또는 그의 기업 명의로 된 부동산에는 다음과 같은 자산들이 포함된다.
- 2013년 약 7,300만 파운드(약 1,450억 원)에 매입된 런던 부촌의 고급 빌라
- 2011년 매입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대형 호텔
-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의 스키 리조트
- 스페인 마요르카의 골프 리조트
특히 프랑크푸르트 호텔은 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호텔을 둘러싼 자금 유입 경로에 대해 독일 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 수익 → 유령회사 → 유럽 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해당 부동산 구매 자금의 상당 부분은 이란 석유 판매 수익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심된다.
자금은 여러 단계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거쳐 스위스·리히텐슈타인·아랍에미리트(UAE)의 금융기관을 통해 유럽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 등 서방 언론은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안사리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해외 자산 관리 창구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즉, 명목상 소유주는 안사리이지만 실제 통제권은 모즈타바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재 대상 사업가…이란 혁명수비대 연계 의혹
알리 안사리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됐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10월 영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다.
서방 정보당국은 혁명수비대가 해외 자산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을 세탁하고 제재를 회피하는 구조를 운영해 왔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안사리는 자신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사이에 어떠한 재정적·개인적 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자신은 혁명수비대와도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서방 혁명 지도자 가족의 역설”
전문가들은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란 정권의 정치적 정당성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 지도부는 오랫동안 서방을 “부패한 제국주의 체제”라고 비판해 왔지만, 동시에 그 가족과 측근들이 유럽의 고급 부동산과 금융망을 활용해 자산을 축적해 왔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정치 분석가들은 “이란 혁명 지도부의 반서방 수사와 실제 생활 방식 사이의 모순이 다시 드러난 사건”이라며 “특히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거론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각국 금융당국과 지방정부가 해당 자산의 실제 소유 구조를 조사하고 있어, 이른바 ‘하메네이 가문의 유럽 부동산 네트워크’ 의혹은 향후 국제 정치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