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독자 제공 |
이탈리아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정부의 해외 탄압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인 8명을 솅겐 지역에서 공식 추방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해외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압박하는 이른바 ‘초국가적 탄압’ 문제에 대해 이탈리아가 처음으로 단호한 조치를 취한 사례로 평가된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수년간의 조사 끝에 지난주 중국 시민 8명에 대한 추방 결정을 내렸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즉시 중국으로 송환됐고, 4명은 추방 결정 전에 자진 출국했으며, 1명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구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중국의 유명 반체제 인사이자 온라인 여론 지도자로 알려진 ‘李모’씨를 상대로 벌어진 지속적인 감시와 협박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해당 인물들은 인터넷상에서의 조직적 비방 활동, 개인 정보 공개와 가족 감시, 위협 메시지 발송, 이탈리아 내에서의 직접적인 협박 및 압박 활동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일부 인물들이 이탈리아에서 직접 이 씨를 찾아가 활동을 중단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도록 강요하는 압박을 가한 정황도 조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의 해외 탄압에 맞선 중요한 보호 조치”라며 이탈리아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지난 3년 동안 언론의 자유를 지키며 중국 내에서 금지된 사회 문제와 민주주의, 법치에 대한 중국 시민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전달해 왔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괴롭힘과 협박, 침해에 시달려 왔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가 “개인의 보호뿐 아니라 민주주의 원칙과 법치를 수호하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해외에서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거나 귀국을 압박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국제적 논란과 맞물려 있다.
2022년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공안부가 여러 국가에서 ‘해외 경찰 및 교포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며 반체제 인사 추적과 귀국 압박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중국 공안과 공동 경찰 순찰을 실시한 전력이 있으며, 인터폴 적색 수배 요청을 비교적 신속히 집행하는 국가 중 하나로 중국의 해외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해 온 국가로 지목돼 왔다.
다만 이탈리아는 최근 중국 송환 요청에 대해 유럽인권재판소 판례를 근거로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중국 교도소와 구금 시설에서의 폭력과 인권 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중 정책 변화에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중순 이탈리아 보안당국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수천 명의 이탈리아 대테러·정보 경찰 요원 정보, 중국 조직범죄 조사와 반체제 인사 보호 업무 관련 자료 등을 탈취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 사건 이후 이탈리아 법 집행 기관은 중국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방 조치가 유럽에서 점점 커지는 중국의 해외 영향력과 정치 개입 문제에 대한 경고 신호라고 평가한다.
특히 이탈리아에는 통일전선 계열로 추정되는 수백 개의 중국 관련 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정치·경제·문화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 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해외 탄압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 신고 채널을 개설하고, 피해자와 시민사회가 관련 사례를 신고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신고와 정보 공유가 있어야만 이러한 국제적 압박 활동의 규모와 방식이 드러날 수 있다”며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이번 조치는 중국 공산당의 해외 활동을 둘러싼 국제적 갈등 속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유럽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건이 향후 유럽연합 차원의 공동 대응 정책, 해외 탄압 활동에 대한 법적 대응 강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