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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당국이 식수절을 맞아 북한 김정은이 평양 새별거리에서 직접 나무를 심었다며 대대적인 선전 보도에 나섰다. 그러나 이 행사는 환경 보호나 도시 녹화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고, 지도자의 이미지를 미화하기 위한 전형적인 정치 선전 이벤트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3월 14일 김정은이 평양 화성구역 새별거리 못가공원에서 나무를 심었다고 보도하며, 이를 “애국의 정신을 심는 뜻깊은 행사”라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정부 간부와 참전열사 유가족, 혁명학원 원아들까지 동원돼 식수 행사에 참여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행사는 자연보호 활동이라기보다 지도자의 권위를 강조하는 정치 의례에 가깝다. 나무를 심는 단순한 환경 활동조차 “조국 번영의 상징”, “영웅들의 정신을 이어가는 역사적 장면” 같은 과장된 수사로 포장되는 모습은 북한 특유의 우상화 선전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어린 혁명학원 학생들과 참전열사 유가족까지 행사에 동원된 점은, 체제 선전 행사에 주민을 조직적으로 참여시키는 북한의 통치 방식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북한 당국은 매년 식수절 행사를 크게 보도하며 환경을 강조하지만, 실제 북한의 산림 상황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식량난 이후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산림을 개간하고 땔감을 채취하면서 북한의 산림은 크게 훼손됐다. 국제기구와 위성 분석에서도 북한은 아시아에서 산림 황폐화가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북한의 식수절 행사는 실질적인 산림 정책보다는 체제 선전을 위한 상징적 이벤트라는 평가가 많다. 이번 행사가 열린 새별거리는 북한이 최근 평양에 조성한 신도시 지역 중 하나다. 북한은 화성지구 개발과 함께 새 아파트 단지를 대규모로 건설하며 이를 “수도 건설의 새로운 시대”라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평양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 역시 체제 선전용 치적 사업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방 주민들은 여전히 만성적인 식량 부족과 전력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수도 중심의 과시적 건설 사업에 국가 자원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가 새 아파트 단지 공원에 나무를 심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결국 “지도자가 인민의 생활을 세심하게 돌보고 있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연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식수절 보도는 단순한 환경 행사조차 철저히 정치적 메시지로 포장되는 체제의 특징을 보여준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장면이 “영웅 정신 계승”, “애국의 철리”, “천하제일강국 건설”과 연결되는 것은 자연 보호 활동을 주민 동원과 체제 선전에 이용하는 북한식 정치 문화의 단면이다.
결국 이번 식수 행사 역시 환경 정책의 성과라기보다, 지도자의 권위를 강조하기 위한 상징적 연출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에서 나무를 심는 일조차 정치가 되는 현실이야말로, 이 체제가 얼마나 철저히 선전과 우상화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