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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풍경도 치료자원”이라는 북한 선전

2026-07-09 11:00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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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현실을 가리는 또 하나의 포장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 매체가 “조선은 풍경치료자원이 풍부한 나라”라며 자연환경을 통한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을 강조하고 나섰다. 산과 강, 바다, 호수, 명승지와 계절 변화, 동식물까지 모두 주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치료자원’이라는 주장이다.

겉으로만 보면 자연환경과 건강을 연결한 일반적인 보건 담론처럼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의료체계의 부족을 자연 풍경이라는 말로 덮으려는 선전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북한 매체는 최근 세계 여러 나라가 환경을 통한 건강증진에 의의를 부여하고 있으며, 풍경을 치료예방사업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좋은 자연환경이 정신적 안정과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북한이 이를 주민 건강권 보장의 핵심인 것처럼 내세운다는 데 있다. 병원, 의약품, 의료장비, 전문 인력, 위생시설이 충분히 갖춰져야 할 자리에 ‘풍경치료’라는 말이 등장하는 순간, 선전은 현실 회피가 된다.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산과 강을 바라보라는 구호가 아니라, 제대로 된 진료와 약품 공급, 응급의료 체계, 감염병 예방 시스템이다. 자연경관이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결핵, 영양실조, 만성질환, 산모와 영유아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의료용 산소와 항생제, 검사 장비와 수술 환경이 부족한 상황에서 풍경을 치료자원으로 강조하는 것은 책임 있는 보건정책이라기보다 결핍을 미화하는 언어에 가깝다.

더구나 북한의 명승지와 자연자원은 주민 전체가 자유롭게 누리는 공간이라기보다 체제 선전과 관광 외화벌이, 지도자 우상화의 배경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이 실제로 건강 회복을 위해 자유롭게 이동하고 휴식하며 치료받을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되어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고 경제난으로 생계 부담이 큰 주민들에게 “풍경치료자원”은 현실적 혜택이 아니라 선전용 문구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보건 분야에서도 ‘자력갱생’과 ‘자연의 혜택’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는 국가가 감당해야 할 의료 책임을 주민 개인과 자연환경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 병원에 약이 없고, 의료진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며, 주민들이 치료비와 약품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현실에서 풍경치료를 말하는 것은 보건정책의 성과가 아니라 실패의 우회적 고백이다.

자연은 분명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자연경관이 의료체계를 대신할 수는 없다. 건강권은 구호나 풍경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주민이 아플 때 찾아갈 수 있는 병원, 믿고 복용할 수 있는 약, 안전한 식수와 영양, 자유롭게 회복할 수 있는 생활환경이 먼저다.

북한 매체가 말하는 “풍부한 풍경치료자원”은 결국 북한 주민이 실제로 누려야 할 의료권의 빈자리를 감추는 장식어에 불과하다. 진정 주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자연을 선전의 소재로 삼을 것이 아니라, 의료 현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건 체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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