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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노동신문이 탄광 청년돌격대들의 석탄 증산 실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청년층에 대한 노동 동원을 독려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결정에 따라 각지 탄광의 청년돌격대들이 연간 계획의 150%에서 200% 이상을 수행하고 있으며, 일부 작업장에서는 매일 계획의 2배 또는 3배에 달하는 굴진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청년 노동자들의 실제 생활과 안전, 노동 조건에 대한 설명 없이 생산량과 충성심만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북한식 증산 선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노동신문은 “당의 사랑에 충성과 위훈으로 보답한다”는 표현을 반복하며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생산 경쟁에 나선 것처럼 묘사했다. 하지만 북한 사회에서 당 결정은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절대적 명령이다. 청년동맹과 돌격대를 통한 집단 노동 동원 역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라기보다 정치적 의무와 충성심 검증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4년분 굴진계획 수행’, ‘연간 계획 200% 초과’, ‘매일 2배·3배 실적’과 같은 수치는 정상적인 작업 환경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설비와 기술, 인력의 획기적인 개선 없이 생산량만 갑자기 몇 배로 증가했다면 기존 계획 자체가 부실했거나, 노동시간 연장과 작업 강도 강화가 뒤따랐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신문이 소개한 ‘한 교대 더하기’, ‘한 발파 더하기’, ‘다음 교대 도와주기’ 운동도 마찬가지다. 표현만 보면 동료애와 집단주의를 강조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노동시간을 넘어 추가 작업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휴식과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발파와 굴진 작업을 계속할 경우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탄광은 붕괴와 침수, 가스 폭발, 분진 질환 등 각종 위험이 상존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장이다. 그럼에도 이번 보도에는 안전장비 보급, 환기시설 개선, 사고 예방 대책, 노동자 건강관리 등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보다 당이 정한 생산 목표와 정치적 충성을 앞세우는 북한 체제의 노동관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한 노동신문은 석탄을 ‘공업의 식량’이자 ‘자립경제 발전의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북한의 산업과 에너지 체계가 여전히 석탄과 노동집약적 생산방식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적인 채굴 장비와 에너지 기반을 확충하기보다 청년들의 노동력과 정신력으로 생산 부족을 메우려는 방식은 지속 가능한 경제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탄광마을을 현대적으로 개변하겠다는 당의 결정 역시 실제 주민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주택과 식량, 의료, 난방, 임금 지급 등 탄광 노동자들이 당면한 현실적 문제는 외면한 채, 몇몇 증산 사례만을 내세워 당의 ‘은덕’을 선전한다면 현대화는 주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또 하나의 정치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청년들의 희생을 ‘충성’과 ‘위훈’이라는 말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청년은 국가가 필요할 때마다 동원할 수 있는 무상 노동력이 아니며, 탄광 노동자 역시 생산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소모품이 아니다.
진정으로 청년들을 위한다면 비현실적인 증산 경쟁부터 중단하고 노동시간과 휴식권, 안전시설, 정당한 임금과 식량 배급을 보장해야 한다.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 생산성과는 자랑이 될 수 없다.
노동신문이 선전한 ‘기적적인 증산’의 이면에 청년 노동자들의 과로와 위험, 말하지 못한 희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한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