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입국하고 있는 스틸 대사 |
미셸 스틸 신임 주한미국대사가 대한민국에 부임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을 대표해 이 땅에 섰다는 그의 첫 인사는 개인적인 감회를 넘어, 한미 관계의 역사와 현실을 동시에 일깨우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스틸 대사는 입국과 함께 한미동맹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가운데 하나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지탱하는 핵심축으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국대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선언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을 돌아보면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스틸 대사 앞에 놓인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계속되고 있으며, 북·중·러의 전략적 연대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 질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안보와 경제, 공급망과 에너지 문제까지 한미 양국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대한민국 정치권 주류가 한미동맹을 냉전의 유물이나 외교적 장애물로 취급하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이 더욱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안보의 문제를 현실적인 힘의 관계가 아니라 과거 운동권의 이념적 도식으로 해석하고, 북한 정권의 위협보다 미국과의 협력을 더 경계하는 세력들이 주류로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스틸 대사는 ‘민족 자주’, ‘균형 외교’, ‘평화 체제’와 같은 정치적 수사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평화를 말하면서 북한의 핵무장을 외면하고, 자주를 주장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강압에는 침묵하며, 균형을 내세워 자유민주주의 동맹의 결속을 약화시키려 하는 反대한민국 反美동맹의 전략적 위장임을 인식해야 한다.
스틸 대사는 한국 정치권의 표면적인 언사보다 실제 정책과 행동을 면밀하게 보아야 한다. 누가 말로만 동맹을 외치면서 방위 태세를 약화시키는지, 누가 대화를 명분으로 대북 억제력을 훼손하려 하는지, 누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는 침묵하면서 미국에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는지를 정확히 분별해야 한다.
그러므로 스틸 대사의 임무는 한국 정부와의 의례적인 관계 관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한미 공동 대응 체계를 더욱 구체화해야 한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면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평화, 경제안보와 공급망 안정까지 포괄하는 동맹의 새로운 청사진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청년 세대에게 한미동맹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공공외교가 중요하다. 과거의 희생만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일자리와 기술혁신, 경제적 기회와 자유로운 삶이 동맹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동맹의 미래는 정부 간 문서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양국 국민의 신뢰와 지지 속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은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관리하고 강화하며,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의 선전과 이간책에 맞서 지켜내야 한다. 스틸 대사가 한국 정치권의 일시적인 분위기나 듣기 좋은 수사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과 현실에 기초한 동맹외교를 펼치기를 기대한다.
그의 임무는 단순히 서울과 워싱턴을 연결하는 데 있지 않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힘을 합쳐 북한의 핵 위협과 전체주의 세력의 팽창을 억제하고, 동북아시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스틸 대사는 한미동맹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미국 대사로서 그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이며, 대한민국과 미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길이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