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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산악관광지 음식문화’ 내세운 북한

2026-08-18 23:08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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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 위한 ‘먹거리 문화’보다 주민의 평범한 한 끼가 먼저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백두산 관광의 거점인 삼지연시에서 대규모 요리전시회를 열고 ‘산악관광지구의 음식문화’를 선전하고 나섰다.

관광산업과 음식문화를 결합해 삼지연을 사계절 관광지로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 현실을 생각하면 화려하게 차려진 전시 음식들이 오히려 체제의 모순을 드러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조선요리협회 중앙위원회 주최의 ‘삼지연요리전시회-2026’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삼지연시에서 진행됐다. 노동신문은 전시회 주제가 ‘산악관광지구에서의 음식문화’였으며 인민봉사·대외봉사·평양시 사회급양·성 및 중앙기관 봉사부문 등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삼지연을 단순한 혁명사적지가 아니라 관광과 휴양, 숙박과 음식 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 관광지로 띄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북한 매체는 올해에도 삼지연의 사계절 산악관광을 홍보하며 관광객들의 ‘호평’을 강조했다.

요리 기술을 발전시키고 관광지의 음식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 자체가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지역 특색을 살린 음식문화는 관광산업의 중요한 자산이다. 문제는 북한 당국이 보여주는 풍요의 장면과 일반 주민이 실제로 누릴 수 있는 생활 사이의 거리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26년 3월 현재 북한을 여전히 ‘저소득 식량부족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FAO는 2025년 작황과 2025~2026년 겨울·봄 작물의 기상 여건은 비교적 양호했다고 평가했지만, 겨울·봄 곡물이 연간 생산량의 약 10%에 불과하면서 5~8월의 식량 부족기를 버티는 중요한 공급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 역시 북한이 경작지 부족과 농기계·비료 부족, 반복되는 자연재해 등으로 장기간 식량·영양 문제를 겪고 있다고 평가한다. WFP가 현재 홈페이지에 제시한 수치 가운데 1천70만 명의 영양부족 추정치는 2022년 국제보고서에 기반한 것이어서 최신 실태를 그대로 나타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북한의 구조적인 영양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계속 주요 인도주의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앞장서 갖가지 음식을 전시하고 산악관광지의 ‘음식문화’를 자랑하는 모습은 묘한 대비를 이룬다.

관광객에게 어떤 요리를 제공할 것인가를 연구하기에 앞서 주민들이 매일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삼지연의 식당 메뉴가 얼마나 다양해졌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방의 평범한 가정에서도 고기와 생선, 채소와 과일을 형편에 따라 자유롭게 구입해 먹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의 관광지 개발은 주민의 자유로운 여행과 소비를 전제로 한 일반적인 관광산업과 성격이 다르다. 주민들에게 소득과 이동, 소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현대적인 호텔과 식당을 짓고 화려한 음식을 전시해도 그것을 ‘인민의 문화생활 향상’이라고 부르기에는 한계가 있다.

관광의 진정한 발전은 건물과 음식의 숫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들이 자신의 노동으로 번 돈을 모아 가족과 여행지를 선택하고, 원하는 식당에 들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할 수 있어야 한다. 관광지는 일부 선별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체제의 전시장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생활의 공간이어야 한다.

삼지연요리전시회의 잘 차려진 음식들은 분명 눈길을 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정말 자랑해야 할 ‘음식문화의 발전’은 전시장에 놓인 한 접시가 아니다.

북한 주민 누구나 하루 세 끼를 걱정하지 않고, 자신의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평범한 식탁. 바로 그것이 어떤 요리전시회보다 먼저 보여주어야 할 진짜 ‘인민생활 향상’의 모습일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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