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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현 12년 만의 정권교체

2026-09-15 20:14 | 입력 : 안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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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자 겐타 42만 표 압승.. ‘올 오키나와’ 시대 막 내려
- 후텐마 기지 헤노코 이전 용인.. 미일동맹·대중국 안보전략 변화 전망

인터넷 캡쳐
다마키 데니(玉城デニー·66) 오키나와현 지사 - 인터넷 캡쳐

일본의 대중국 안보 최전선인 오키나와현에서 12년 만에 보수 진영이 현정을 탈환했다. 중국과의 독자적인 ‘지역외교’를 적극 추진해 온 다마키 데니(玉城デニー·66) 현 지사는 3선 도전에 실패했다.

9월 13일 실시된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을 비롯한 보수·중도 정당들의 지원을 받은 고자 겐타(古謝玄太·42) 전 나하시 부시장이 42만3,124표를 얻어 당선됐다. 다마키 지사는 27만6,060표에 그쳐 두 후보의 격차는 14만7,064표에 달했다. 고자 당선인은 약 59.4%를 득표했다.

이번 결과로 2014년 이후 미군기지 문제를 중심으로 오키나와 정치를 주도했던 이른바 ‘올 오키나와’ 세력의 현정은 1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고자 당선인은 오키나와가 미국 통치에서 일본으로 반환된 1972년 이후 태어난 첫 지사이자 역대 최연소 오키나와현 지사가 된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는 오키나와의 안보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고자 당선인은 기노완시에 위치한 미 해병대 후텐마 비행장을 나고시 헤노코로 이전하는 중앙정부의 계획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4년 이후 역대 오키나와현 지사들이 헤노코 이전에 강력히 반대해 온 것과는 정반대다.

고자의 승리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남서도서 방위력 강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대만에서 약 110㎞ 떨어진 요나구니섬을 비롯한 오키나와 일대는 중국군의 대만 주변 활동이 증가하면서 미일 양국의 서태평양 방위전략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결과가 미군기지 이전은 물론 자위대의 민간 공항·항만 활용 등 일본 정부의 방위력 강화 정책에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마키의 ‘중국 지역외교’도 다시 도마에

다마키 지사는 재임 기간 오키나와가 일본 중앙정부와 별도로 중국과 관계를 확대하는 이른바 ‘지역외교’를 적극 추진했다.

그는 2019년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 대표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해 당시 후춘화 중국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추진하는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와 관련해 “일본의 출입구로서 오키나와를 활용해 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이후 오키나와현은 이것이 일본 정부가 일대일로에 협력할 경우를 전제로 한 제안이며, 현이 단독으로 참여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23년에도 다마키 지사는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이 이끄는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 대표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 대표단은 리창 중국 총리를 비롯한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회담했고, 다마키 지사는 베이징의 옛 류큐왕국 관련 묘지를 찾아 오키나와와 중국 사이의 600년에 걸친 교류 역사를 강조했다.

이 같은 행보는 일본 내 보수층에서 지속적인 경계와 비판을 불러왔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류큐와 중국의 역사적 관계를 언급한 이후에는 중국이 류큐·오키나와의 역사 문제를 외교·안보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됐다.

오키나와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대만에 인접해 있다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다마키 지사의 대중 접근은 단순한 지방정부 교류를 넘어 일본의 국가안보 문제와 결부돼 논쟁을 불러왔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다마키 지사의 패배를 ‘중국 문제’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일본 언론들은 미군기지 문제와 함께 경제·물가·생활 문제와 중앙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고자 후보에게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미군기지 반대에서 ‘현실적 안보’로

이번 선거의 정치적 의미는 단순한 지사 교체를 넘어선다.

오키나와에서는 2014년 오나가 다케시 지사가 헤노코 이전 반대를 내걸고 당선된 뒤 다마키 지사까지 12년간 중앙정부와 현 정부가 미군기지 문제를 놓고 충돌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헤노코 이전을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고자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승리하면서 오키나와 정치의 중심축이 이동했다.

고자 당선인은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참정당, 일본보수당 및 공명당 오키나와현 본부의 추천을 받았다. 반면 다마키 지사는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사민당 등 진보·좌파 진영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결과는 사실상 오키나와의 보수와 진보 진영이 정면 충돌한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12년 만에 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와 대만해협의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오키나와는 더 이상 일본의 변방에 머물지 않는다. 미군과 자위대의 주요 전략거점이 집중돼 있는 오키나와의 정책 방향은 일본 자체의 안보는 물론 미일동맹과 대만 유사시 대응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마키 시대의 ‘중앙정부와의 대립·독자적 지역외교’가 막을 내리고, 고자 시대의 ‘중앙정부와의 협력·현실적 안보’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오키나와 유권자들이 미군기지라는 오랜 이념적 대립만이 아니라 경제와 생활, 그리고 급변하는 동아시아 안보환경까지 함께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정치적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오키나와의 12년 만의 정권교체가 향후 일본의 대중국 전략과 미일동맹의 남서지역 방위 태세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안·희·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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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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