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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 다리가 준공됐다. 이름부터 자동차 다리다. 그런데 정작 개인이 자기 자동차를 몰고 이 다리를 건널 수는 없다고 한다. 허가받은 여행사가 조직한 단체관광객이 버스를 타고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개인 여행객과 자가용은 안 된다.
다리는 다리인데 참 요상한 다리다.
다리란 본래 사람과 사람, 도시와 도시, 나라와 나라를 자유롭게 이어주는 시설이다. 길을 놓고 다리를 만드는 까닭도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북한식 자동차 다리는 자동차가 있다고 마음대로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다. 국가가 허락한 사람, 허락한 차량, 허락한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자동차 다리를 지어놓고 자가용은 못 다니게 한다. 관광객을 받는다면서 개인 관광은 거부한다. 국경을 연결했다고 선전하면서도 그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은 철저하게 차단한다. 이보다 북한 체제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풍경도 드물 것이다.
북한 당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동차가 아니다.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이다. 개인이 스스로 목적지를 결정하고, 원하는 곳에 멈추고, 원하는 사람을 만나며, 국가의 감시 없이 이동하는 것 자체가 통제사회에서는 위협이 된다. 그래서 단체버스는 되지만 자가용은 안 되는 것이다. 버스는 통제할 수 있지만 개인은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 다리를 양국 협력의 상징처럼 내세울 것이다. 화물 운송을 늘리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북·러 관계가 더욱 가까워졌다고 선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웅장한 다리를 놓아도 그 위를 오가는 사람에게 이동의 자유가 없다면 그것은 진정한 개방의 상징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반대다. 밖으로는 연결됐지만 안으로는 더욱 닫힌 나라, 그것이 오늘의 북한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거대한 콘크리트 증거물일 뿐이다.
세계 곳곳의 국경 다리는 사람과 물류가 오가며 지역을 번영시킨다. 그러나 두만강의 새 자동차 다리는 통제된 단체버스와 허가된 화물만 오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다리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북한이 정말 세상과 연결되고 싶다면 필요한 것은 새로운 다리 하나가 아니다. 먼저 주민에게 여행의 자유를 주고, 외국인에게 자유로운 방문을 허용하고, 국경을 체제를 지키는 철문이 아니라 사람을 이어주는 통로로 만들어야 한다.
자가용 한 대 자유롭게 건너지 못하는 자동차 다리. 길은 열었지만 자유는 열지 않은 다리. 세상에 이런 요상한 다리가 또 있을까.
두만강에 새로 놓인 것은 북·러를 잇는 다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다리 위에서도 여전히 가장 건너기 어려운 것은 ‘자유’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