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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과 북한인권시민단체 회원들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송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어제 국회 소통관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 포로가 됐던 북한군 청년 2명의 대한민국 입국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탈북민 출신 박충권 의원실이 주관하고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를 비롯한 탈북민·북한인권 단체들이 함께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두 청년의 한국행을 환영하는 한편,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 보장도 촉구했다.
현장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목소리였다. 자유를 선택한 북한 청년들을 한국으로 보내는 데 협력한 우크라이나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생명과 자유의 가치를 지켜낸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앞서 관련 시민단체들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밝혀왔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우선 이번 사안의 본질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두 청년은 전쟁터에서 포로가 된 뒤 한국행 의사를 밝혀왔고,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도 당사자의 자유의사와 국제법·인도주의 원칙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마침내 대한민국 땅을 밟은 순간 가장 먼저 나와야 할 말은 무엇이었겠는가. “무사히 와서 다행이다”, “대한민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 그리고 “이들을 보호하고 보내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감사한다”는 말이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9월 23일 유엔총회에서 두 포로의 한국행을 공개한 뒤, 한국 정부는 구체적인 입국 시기와 경로, 양국 협의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당사자와 가족의 신변 안전을 이유로 들었고, 관련국과 필요한 협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신변 보호가 중요하다는 정부 설명에는 충분히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북한에 가족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정보 공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원칙 역시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어제 국회에 모인 탈북민과 북한인권 운동가들이 제기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두 청년의 입국이라는 역사적·인도주의적 사건에서 환영과 감사보다 외교적 절차와 공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먼저 부각되면서, 정작 대한민국이 자유를 선택한 북한 청년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흐려졌다는 것이다. 일부 참석자들은 정부 대응이 향후 다른 북한군 포로들의 한국행에도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진정으로 두 청년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이제부터라도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를 선택해 찾아온 북한 주민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 국제사회와 협력해 그들의 안전과 자유의사를 보호한다는 것,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인도적 해결에 협조한 국가와 국민에게 감사한다는 메시지다.
어제 국회 기자회견장에서는 누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감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는 사실은 그래서 중요하다.
북한인권 현장을 오랫동안 지켜온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외교적 체면의 문제가 아니라 한 인간의 생명과 자유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쟁터에 내몰렸다가 포로가 되고, 다시 자유를 선택해 대한민국까지 온 두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외교 논쟁의 중심에 서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안정과 보호다.
대한민국이 보여줘야 할 모습도 명확하다.
우크라이나에는 감사하고, 두 청년에게는 환영을 보내고, 북한에 남은 가족들의 안전에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요청해야 한다. 동시에 향후 또 다른 북한군 포로가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에도 동일한 인도주의 원칙이 적용될 것이라는 확고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정부가 답할 차례다. 절차에 대한 해명보다 먼저, 자유를 선택해 찾아온 두 청년에게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따뜻한 환영의 인사부터 하라.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