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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가을철 산불 예방을 위한 예보와 감시체계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주민들의 참여를 뜻하는 ‘군중적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실제 산불 발생 시 필요한 진화 장비와 전문 인력, 주민 보호체계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제시하지 않았다. 예방 활동을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의 재난 대응 역량을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필요한 대목이다.
조선신보는 10월 4일 북한에서 산불방지사업이 군중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림연구원 박승일 실장은 가을철 적은 강수량과 낮은 대기습도, 낙엽 축적 등으로 산불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나무 심기와 약초·산열매 채취를 위해 입산하는 사람이 늘면서 부주의에 따른 화재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다.
건조한 날씨에 산불 예방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다. 보도에서 제시한 기상·지형·산림 상태의 측정과 화재 확산 감시 역시 합리적인 대응 방향이다. 문제는 이러한 설명이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작동하는지를 판단할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예보가 주민에게 전달되는 방식과 소요 시간, 감시체계의 운영 범위, 산불 발생 이후 초기 대응 실적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체계들을 가동하도록 하고 있다’는 표현만으로 대응 능력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산불 위험을 예측하더라도 경보 전달이 늦거나 진화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면 피해를 줄이기 어렵다. 이번 보도에는 소방용수 확보, 진화 차량과 통신 장비, 전문 인력 배치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이것이 해당 수단의 부재를 뜻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국이 내세우는 대책의 실효성을 평가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
특히 ‘군중적’이라는 표현은 주민 참여와 국가 책임의 관계를 따져보게 한다. 주민의 신고와 예방 활동은 중요하지만, 위험한 진화 작업에는 전문적인 판단과 보호 장비가 필요하다. 주민들이 어떤 업무에 참여하는지, 안전교육과 보호 장비가 제공되는지,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어떤 지원을 받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참여 규모를 강조하는 것만으로 주민 안전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산불 원인을 주민의 부주의에 집중해 설명하는 방식도 경계해야 한다. 인위적 요인을 줄이려면 입산객에게 주의를 요구하는 동시에 안전한 이용 환경과 실효성 있는 안내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약초와 산열매 채취를 언급했다면, 해당 활동의 실태와 화재 예방을 위한 지원책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번 보도만으로는 입산 목적이나 생활 여건을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예방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려서는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다.
산불 대응의 성과는 주민을 얼마나 많이 참여시켰는지가 아니라 화재와 피해를 얼마나 줄였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북한 당국은 산불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 대응 시간, 장비와 인력 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예보 강화라는 정책 방향을 실제 안전으로 연결하려면 검증 가능한 결과가 뒤따라야 한다.
산림 보호는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에게 주의를 요구하는 만큼 국가는 전문적인 대응 능력과 주민 보호 대책을 갖춰야 한다. ‘군중적으로 벌어지는 사업’이라는 선전보다 필요한 것은 산불 앞에서 주민을 지킬 수 있는 준비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