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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대] 인도네시아의 리더십

2026-10-27 07:4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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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디의 고발 전시회 밖에서 느낀 소중한 감동

인도네시아 학교 모습  행복한통일로 제공
인도네시아 학교 모습 - 행복한통일로 제공

반디의 소설집 『고발』을 그림으로 옮긴 전시회를 위해 처음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낯선 나라에서 전시를 준비하다 보면 눈길이 행사장 안에 머물기 쉽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장면은 뜻밖에도 호텔 뒤편의 한 학교 정문에서 만났다.

전시회가 열리는 비다카라 호텔 뒤쪽에는 초등학교로 보이는 학교가 있었다. 정문 간판에서 ‘리더십 스쿨’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월요일 아침, 아이들을 태운 차량들이 잇달아 도착했고 학교 앞은 등교하는 학생들로 활기를 띠었다. 자녀의 배움에 정성을 쏟는 모습이 한국의 아침 풍경과도 닮아 있었다. 그 분주함 속에서 인도네시아의 내일을 향한 기대를 느꼈다.

그런데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따로 있었다.

교장선생님으로 보이는 한 여성 교사가 이슬람 전통 복장으로 정문에 서서 아이들을 맞고 있었다. 학생들은 차례를 기다렸다가 한 명씩 그 앞에 섰다. 교사와 손을 맞잡고 고개를 숙이면, 교사는 아이의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그렇게 짧은 인사를 마친 아이들이 교문 안으로 들어갔다.

줄은 길었지만 누구도 그 순서를 건너뛰지 않았다. 교사 역시 아이 한 명 한 명을 맞이했다. 아침의 분주한 등굣길 한복판에서, 그 인사만큼은 서두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필자는 학생이나 교사에게 그 행동의 뜻을 물어보지 못했다. 따라서 그것이 어떤 이름의 예절인지,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다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필자에게는 존중과 축복이 오가는 시간처럼 다가왔다. 아이가 고개를 숙이는 몸짓에서는 스승에 대한 믿음이, 아이의 머리에 닿는 손길에서는 따뜻한 격려가 느껴졌다.

무슬림이 다수인 인도네시아의 문화와 신앙이 그 인사에 스며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눈에는 하루의 배움을 시작하며 서로의 안녕을 빌고, 자신들이 믿는 신께 감사하는 모습처럼 비쳤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낯선 방문객의 해석이다. 그러나 그 짧은 장면에서 받은 감동만큼은 분명했다.

학교는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곳인가. 지식을 익히고 능력을 키우는 일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 배움이 시작되는 자리에 자신을 반겨주는 어른이 있다는 사실도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정문에서 마주 잡은 손은 “오늘도 잘 왔다”는 환영이고, 머리에 얹는 손길은 “너는 소중한 아이”라는 격려일 수 있다.

‘리더십 스쿨’이라는 간판도 그 장면을 보고 나니 새롭게 읽혔다. 리더십을 가르치는 첫 수업이 교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정성껏 대하는 법을 아이들은 매일 아침 몸으로 배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 역시 교육에 쏟는 정성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가 얼마나 앞서가는지 묻는 동안, 오늘 어떤 마음으로 학교에 들어서는지는 충분히 살피고 있는가. 스승에 대한 존중을 말하면서도, 그 존중이 자라날 따뜻한 만남의 시간을 얼마나 마련하고 있는가. 자카르타의 한 학교 정문은 필자에게 그런 질문을 건넸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북한 주민의 고통과 인간의 존엄을 담은 반디의 『고발』을 그림으로 전하는 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아이 한 명을 소중히 맞아들이는 그 평범한 풍경이 더욱 깊이 마음에 남았다. 우리가 지키려는 인간의 존엄은 '인권'이라는 선언과 함께, 일상에서 건네는 작은 존중 속에서도 살아난다.

전시회를 찾은 인니 청소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도희윤 대표  행복한통일로
전시회를 찾은 인니 청소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도희윤 대표 - 행복한통일로 제공

첫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필자는 전시장 밖에서도 귀한 배움을 얻었다. 길게 늘어선 아이들의 줄과 한 명씩 맞잡던 손, 고개 숙인 머리에 조용히 닿던 손길을 오래 기억할 것 같다.

한 나라의 미래를 보고 싶다면 아침의 학교 정문을 바라보아도 좋겠다. 그곳에서 어른들이 아이를 어떻게 맞이하는지에, 그 사회가 다음 세대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가 담겨 있을 테니 말이다.

도·희·윤 (사) 행복한통일로 대표 / ‘남북 혁명가의 대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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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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