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로 입교하는 젊은이들의 증가가 교회의 가장 저명한 대학들 바깥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이미 신앙으로 활력을 얻은 학생들이 입학하는 소수의 대학을 제외하면, 교회의 많은 교육기관은 자신들이 전해 받은 진리를 전수해야 할 사명을 소홀히 해 왔다. 그 결과 명목상으로만 가톨릭 신자인 학생들이 모여들었으며, 그곳에서 신앙은 마땅히 받아야 할 엄밀함과 경외심을 바탕으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반면, 많은 학생이 한꺼번에 교회에 받아들여졌다는 소식은 주로 공립대학들, 특히 남부와 중서부의 공립대학들에서 들려왔다. 연방정부의 토지 지원으로 설립된 대학들에서 가톨릭 신앙이 확실히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놀라움을 불러일으킨 소식은 미국의 명문 대학들에서 전해졌다. 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학부생 담당 가톨릭 교목으로 사목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곳에서는 학생과 교직원 40여 명이 세례를 받거나 가톨릭교회에 받아들여졌다. 올해에는 적어도 60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 밖에도 훨씬 더 많은 이가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을 모두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상당한 증가이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하버드에서 그 수는 줄곧 열 명에 못 미쳤다. 지난 5년 동안에는 꾸준히 늘어나 두 자릿수에 이르렀고, 이어 두 배로, 다시 또 두 배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하버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트머스와 브라운에서 비슷한 직무를 맡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곳에서도 비슷한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성장의 원인이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빅텐 대학들에 공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서는 이곳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몇 가지 요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은총은 실재한다. 모든 회심은 젊은이들의 마음속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둘째, 오늘날 가톨릭 신앙은 여러 세대 동안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주류 문화에 맞선다. 학생들은 매우 다양한 배경에서 왔지만, 모두 의미와 문화를 갈망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를 공유하며, 그 욕구는 교회 안에서 궁극적인 도달점을 찾는다. 교회는 자신에게 뿌리가 없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말을 건넬 수 있다. 교회는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온전하게 설명해 준다. 교회가 이를 담대하게 제시할 때, 진리를 찾는 이들은 답을 발견한다.
세속 대학 안에서 특별한 이점을 누리는 가톨릭 학생 센터의 역할은 가톨릭의 신앙과 문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학생의 신앙 여정은 주님과의 만남으로 시작되고, 탐구를 통해 강화되며, 기도와 전례의 삶을 통해 지속된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은 신앙의 깊이이며, 심지어 그 어려움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그러한 신앙을 깊이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은 어느 대학에서든 사목이 꽃피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이는 기도와 지적 탐구, 봉사와 형제애를 위한 안식처를 마련한다는 뜻이다. 가톨릭 학생 센터는 대학이라는 제도에서 독립되어 있고 대학이 따르는 가치와 입장을 받아들일 필요도 없으므로, 그러한 목적에 직접적으로, 거리낌 없이 봉사할 수 있다.
학생들의 회심에 작용하는 세 번째 요인은 다른 대안들에서 엄밀함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의미와 문화를 갈망하는 욕구는 보편적이지만, 다른 전통들 가운데 답을 제시하려는 곳은 거의 없어 보인다. 자유주의는 존재가 왜 좋은 것인지, 심지어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이 왜 좋은 일인지조차 말해 줄 수 없다. 교회는 이 공백 속으로 싸움의 상대가 아니라 안식처로 들어선다.
마지막으로, 이곳 하버드에는 다른 이들이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격려하는, 생동감 있게 복음을 증언하는 이들이 있다. 아름다운 전례만으로 마음이 움직여 회심하는 사람은 드물다. 호교론적 논증이나 삼단논법으로 설득되는 사람은 그보다도 더 드물다. 대부분은 다른 이들의 매개를 통해 신앙을 알게 된다.
하버드에서 그 시작은 흔히 운동선수가 팀 동료들을 성경 공부에 초대하는 일이나, 자신이 품고 있는 희망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일이다. 학생들은 매주 열리는 큰 저녁 식사 모임에서 신앙에 충실한 가톨릭 학생들을 만나거나, 하버드 야드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가톨릭 대학생 선교단체 FOCUS의 선교사를 만난다. ‘어른 입교 예식’(OCIA) 과정을 시작하는 거의 모든 이는 또래의 격려를 통해 그 여정에 들어선다.
이것이 미국 가톨릭교회가 안정된 기반 위에 서 있다는 뜻은 아니다. 미사 참례율이 20세기 중반은 고사하고 30년 전 수준에라도 근접했다는 뜻도 아니다. 그러나 이는 젊은이들의 마음속에서 은총이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곳 하버드에서 일어나는 일은 몇몇 제한된 공동체를 제외하면 교회가 쇠락하여 생명력을 잃어 가고 있다고 보았던 모든 이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자신의 신앙에 확신을 지니고, 앞으로 미국인의 삶을 형성해 나갈 젊은 가톨릭 신자 세대가 있다. 오늘날 가톨릭 신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걸음마다 참된 용기를 요구한다. 이전 시대에는 요구되지 않았던 용기이다.
하버드는 우리 문화를 형성할 역량을 지닌 학생들로 가득한 곳이다. 하느님과 자기 자신을 아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 나아질 것이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