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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280] 레오 교황의 시노달리타스

2026-03-17 07:4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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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 헨릭스 Jayd Henricks is the president of Catholic Laity and Clergy for Renewal. 가톨릭 평신도·성직자 쇄신을 위한 단체 회장


재위 거의 1년이 지난 지금도, 레오 교황 자신의 교황직을 통해 그리고자 하는 비전은 여전히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중이다. 그러나 이미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중요한 특징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분명한 사실은, 레오는 “프란치스코 2세”가 아니라는 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기간의 상당 부분 동안, 바티칸 주변의 분위기는 교회 내부의 두려움으로 오염되어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달리타스(공동합의성)에 대해 많은 말을 했지만, 실제로는 권력을 단지 자신의 주변에 모은 것이 아니라 자신 안으로 집중시켰다.

그의 통치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결정은 직접 교황 자신에게서 나오거나 그의 측근 인사들에게서 내려왔다. 더 넓은 협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대개 일대일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방식은 대화의 방향과 결론을 교황이 통제할 수 있게 했다.

전통적으로 바티칸의 권력 구조에서는 국무원(Secretariat of State)이 일상적인 행정 운영을 맡았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른 방식으로 통치했다. 그의 교황 재위 아래에서 어떤 교황청 부서(Dicastery)는 중요성이 크게 강화된 반면, 다른 부서들은 반복적으로 우회되었고, 그 결과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종종 주변부로 밀려났다. 이러한 변화는 처음에는 교황 자의 교서를 통해 이루어졌고, 이후 새로운 교황령 헌장 「Praedicate Evangelium」으로 제도화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통치에서는 교회법이 종종 부차적인 고려 사항에 지나지 않았다. 교회적 관할권보다 개인적 접근성이 결정을 좌우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교황의 총애는 변덕스럽지만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위계적 구조에 봉사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상황을 그저 견디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 모든 일은 “시노달리타스”라는 이름 아래에서 전개되었고, 그 과정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후반기에 막대한 시간과 재정, 그리고 에너지를 소모했다.

로버트 프레보스트가 베드로 사도의 좌(座)에 선출되면서 이러한 두려움의 문화는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 프레보스트는 바티칸 밖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었지만, 바티칸 내부에서는 경청하는 사람이며 합의를 만들어 내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이것이 그가 교황으로 선출된 이유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보도에 따르면, 콘클라베로 이어진 추기경들의 일반회의에서 교회론적 경향을 넘어 광범위한 합의가 형성되었는데, 다음 교황은 경청할 줄 알며 바티칸의 전통적 구조와 교회법 안에서 통치하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회법학자로서 훈련받은 프레보스트의 이력은 교회 통치가 정상적 질서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이 점에서 레오 교황은 실제로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는 추기경 회의(consistory)를 다시 활성화했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정책에 대해 추기경들로부터 반발을 경험한 뒤 사실상 중단했던 것이었다. 또한 국무원을 다시 교황의 업무와 바티칸 시국의 통치를 관리하는 중심 기관으로 되돌려 놓았다. 레오 교황은 특정 사안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자문해 왔으며, 그의 개인 알현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적절한 교회적 경험을 가진 인물들이 중요한 직위에 임명되었다.

이 모든 것은 교회의 일치를 염두에 둔 것이다. “In Illo uno unum(그 한 분 안에서 우리는 하나)” — 이것이 교황 레오의 교황 표어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12년 재위 동안 교회 내부의 분열은 매우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독일 주교들은 ‘시노달의 길(Synodal Way)’을 통해 정통 교리에서 벗어난 입장들을 추진했고, 신앙교리부는 새로운 신학적 “패러다임”과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장려했는데 이는 세계 여러 지역 주교들에 의해 단호히 거부되었다.

또한 「전통의 수호자들」은 전례 논쟁을 더욱 격화시켰고, 본래라면 지역 교구를 넘어서는 권위를 갖지 않았을 인물들이 추기경단에 임명되기도 했다.

레오 교황은 이러한 분열을 넘어가기를 분명히 원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가능한 한 프란치스코 교황(그리고 이전 교황들)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이루고자 하는 듯하다. 교회가 단지 현직 교황 개인의 선호를 반영하는 조직이 되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재위 아래에서는 이런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났다. 독자적이고 파격적인 선임자를 뒤이어 통치할 때 이러한 균형을 잡는 일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교회 통치에 새로운 평온을 가져오는 것, 이것이 레오 교황의 중요한 목표로 보인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접근 방식은 어떤 이들에게는 좌절과 실망을 안겨 줄 것이다. 어떤 이들은 “프란치스코 2세” 교황직을 원하고 있으며, 또 다른 이들은 프란치스코 재위의 많은 부분—특히 그의 대표적 프로젝트인 시노달리타스—을 명시적으로 폐기하기를 원한다. 레오 교황은 현재까지 어느 쪽의 기대도 충족시키려 한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깊은 분열을 가로지르는 방식으로 이 두 진영을 서로 가까이 이끌어 갈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바에 따르면, 레오 교황의 시노달리타스는 프란치스코의 그것과 달리 구조적인 것이라기보다 통치 스타일에 가까워 보인다. 그는 1월의 추기경 회의에서 이 방식을 활용했고, 이 용어를 사용하는 데도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가 이를 추구하기 위해 앞으로도 막대한 자원을 계속 투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외형적 행사와 과도한 선전은 줄어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구상했던 형태의 시노달리타스는 점점 각주에 가까운 것이 되고 있다.

신학적으로 레오 교황이 어떤 방향을 취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그의 교회법적 훈련은 그의 사고 구조를 제공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그의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적 배경 역시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교부들을 포함한 교회의 신학적 전통에 더 깊이 뿌리내리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더 이상 “모든 것을 뒤엉키게 만드는(make a mess)” 방식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교회를 따라다니는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다. 교회 역사에서 보면 짧은 기간일 수도 있지만, 60년이 지난 지금도 공의회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레오 교황이 수요 일반 알현 교리교육에서 분명히 밝혔듯이, 공의회를 실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의회 문서들 그 자체이다.

만약 우리가 경청하는 교회, 그리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뿌리내린 교회를 원한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공의회 교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즉, 공의회 문헌을 다시 읽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하나의 경청이며, 오늘날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청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경청은 전례, 복음화, 교회 통치 등 여러 분야에서의 결정들을 이끌어 줄 것이다.

만약 레오 교황이 추구하는 시노달리타스가 바로 이러한 종류의 것이라면, 그것은 교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일치를 가져올 것이다. 부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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