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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해외 유학’이 죄가 된 사람들

2026-03-17 21:31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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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자흐족 42명 실종… 종교 학습이 ‘극단주의’로 둔갑한 현실

독자 제공
독자 제공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진 대규모 구금 정책의 실상이 다시 한 번 국제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해외에서 종교와 언어를 공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돼 중형을 선고받은 카자흐족 주민들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신장 인권 문제의 구조적 본질이 재조명되고 있다.

■ “사라진 42명”… 8년째 행방 묘연

카자흐스탄의 인권단체 ‘아타주르트 자원봉사자 조직’은 최근 폭로를 통해, 신장 이리 카자흐 자치주에서 2018년 체포된 카자흐족 42명이 현재까지도 가족과 연락이 완전히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단기간 카자흐스탄에 체류하며 아랍어 또는 이슬람 종교 교육을 받았다는 이유로 “극단주의 선전” 혐의를 적용받아 중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의 존재가 사실상 ‘공식 기록에서 사라졌다’는 점이다. 현지 법원 기록, 판결문 공개 시스템 어디에서도 관련 사건을 확인할 수 없으며, 당국 역시 문의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가족들 역시 침묵을 강요당한 채,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 종교 활동 → “사회질서 교란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 예르자티 아부자이티(1988년생)는 단순히 모스크에서 예배를 배우고 라마단 기간 종교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징역 16년을 선고받았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다음과 같다. 극단주의 선동, 군중을 모아 사회 질서를 교란한 것으로 이는 국제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되어 온 중국 형법의 대표적 ‘포괄적 죄목’이다. 특히 “사회 질서 교란” 조항은 종교 활동이나 집단적 신앙 실천을 처벌하는 데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아랍어 공부가 범죄?”… 국제 기준과 괴리

예르자티의 핵심 ‘범죄’는 단 하나였다. 합법적인 여권을 소지하고 카자흐스탄에서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아랍어와 코란 낭독을 공부한 것이다.

그러나 신장 당국은 이를 “극단주의 사상에 대한 세뇌”로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지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이슬람 전통에서 아랍어 학습은 필수적 종교 행위이고 국경을 넘는 종교·교육 교류는 국제적으로 일반적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은 이를 형사 범죄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종교의 자유뿐 아니라 이동의 자유, 교육의 자유까지 동시에 제한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재교육” 넘어 ‘사법 실종’ 단계로

이번 사례는 기존의 ‘재교육 캠프’ 논란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재교육 수용자의 경우 2~3년 후 일부 연락이 가능해지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42명은 정식 형사 절차로 전환된 뒤 완전히 외부와 단절됐다.

즉, 행정 구금 → 사법 처벌 → 기록 삭제라는 새로운 통제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한 인권 침해를 넘어, 법적 존재 자체를 지우는 ‘사법적 소멸’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통제는 특정 대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과거 ‘재교육 캠프’ 수감 경험이 있는 한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단순한 지인 관계나 과거 이동 경로만으로도 장시간 조사를 받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조사를 받은 한 남성은 귀가 후 “10년은 늙어 보일 정도”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신장 사회 전반에 보이지 않는 감시와 공포가 일상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 국제사회로 향하는 증거

아타주르트 측은 현재 확보한 판결문과 체포 문서를 카자흐어에서 중국어와 영어로 번역 중이며, 이를 유엔과 국제 인권기구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체 관계자는 이번 자료를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정상적인 종교 활동과 합법적인 해외 경험이 어떻게 범죄로 조작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인권 침해 사례를 넘어선다. 종교 = 위험 요소, 해외 경험 = 잠재적 범죄, 교육 = 처벌 대상이라는 논리가 제도화될 경우, 이는 특정 민족이나 종교 집단 전체를 겨냥한 구조적 억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더 이상 ‘지역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 권력이 개인의 신앙과 이동, 그리고 존재 자체를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국제사회에 던지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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