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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기자 추방에 대한 상호주의 조치

2026-06-01 01:28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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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총통 인터뷰 문제 삼은 베이징, 외신 통제 다시 노골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관영 신화통신 소속 중국 국적자의 비자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당국이 뉴욕타임스 중국 특파원 비비언 왕을 추방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미중 간 언론 자유와 외신 접근권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비자 행정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 자국 내 외신 기자의 체류와 취재 허가를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해 온 데 대해 미국이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이 일반 언론이라기보다 중국 공산당과 국가의 공식 입장을 대외적으로 전달하는 선전 기관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언론 자유 침해에 대한 외교적 경고의 의미가 크다.

발단은 대만 총통 인터뷰였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뉴욕타임스의 ‘딜북 서밋’ 행사였다. 지난해 말 대만의 라이칭더 총통은 이 행사에 화상으로 출연해 대만의 입장과 중국의 압박 문제를 설명했다. 중국은 이를 문제 삼았고, 이후 뉴욕타임스의 중국 특파원 비비언 왕을 추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왕 기자가 해당 인터뷰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뉴욕타임스가 대만 총통에게 발언 기회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내 특파원을 겨냥했다. 이는 개별 기자의 보도 행위가 아니라, 언론사가 대만 문제를 다루는 방식 자체를 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독자적 목소리가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그러나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만 지도자가 국제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은 언론 자유와 국제적 소통의 영역이다. 이를 이유로 외국 기자를 추방하는 것은 중국이 얼마나 정치적 불편함을 언론 통제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는지를 보여준다.

외신 기자 비자를 압박 도구로 삼아 온 중국

중국에서 외국 기자가 취재하려면 외교부의 인증과 비자가 필요하다. 이 절차는 명목상 행정 절차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공산당이 외신을 통제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작동해 왔다.

중국 지도부를 비판하거나, 신장·홍콩·코로나19·대만 문제처럼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기자들은 비자 연장 거부, 단기 비자 발급, 취재 제한, 감시와 괴롭힘에 노출돼 왔다.

2020년에도 중국은 월스트리트저널의 논평 제목을 문제 삼아 기자 3명을 추방한 바 있다.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소속 기자들이 대거 중국을 떠나야 했다. 외신 기자들의 중국 내 취재 기반은 급격히 약화됐고, 중국 내부를 독립적으로 취재할 수 있는 창구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비비언 왕 기자의 추방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중국의 일관된 외신 통제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중국은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대만 지도자에게 발언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는 국제 언론을 향한 사실상의 사전 검열 압박이다.

미국의 대응은 ‘언론 탄압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신호

미국이 신화통신 기자의 비자를 취소한 것은 언론 자유라는 가치와 상호주의 원칙 사이에서 선택한 강경 대응이다. 뉴욕타임스는 정부가 어떤 기자의 취재 자격을 박탈하거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의 반복적인 외신 탄압을 더 이상 일방적으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차이는 여기에 있다. 미국의 독립 언론은 정부와 별개의 기관이다. 반면 신화통신은 중국 공산당 체제의 공식 선전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 매체다. 중국이 독립 언론 기자를 추방했다면, 미국은 중국 국가 선전기관 종사자에게 상호주의를 적용한 셈이다.

물론 언론인의 이동과 취재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는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이 먼저 외신 기자를 정치 보복의 대상으로 삼고, 자유 언론을 압박하는 구조를 고착화한다면 민주국가 역시 대응 수단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일방적 관용은 자유가 아니라 전체주의적 압박을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만을 말하면 중국 취재가 막히는가

이번 사건이 특히 심각한 이유는 다른 서방 언론에도 위축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뉴욕타임스 기자를 추방한 이유가 대만 총통 인터뷰와 관련돼 있다면, 앞으로 다른 언론사들도 대만 지도자 인터뷰를 주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이 자국 영토 밖의 언론 편집권까지 압박하려는 시도와 다르지 않다.

대만 문제는 동아시아 안보의 핵심 사안이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 대만해협의 긴장, 국제사회의 대응은 세계가 알아야 할 중대한 의제다. 그런데 중국은 대만의 목소리가 국제 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외교 갈등이 아니라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차단하려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이자 군사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장 취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은 외신 기자를 줄이고, 남은 기자들에게도 불안정한 비자와 감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는 중국을 더 알아야 하는 시점에 오히려 중국 내부를 덜 알게 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자유 언론과 선전기관은 같지 않다

이번 사건은 미중 갈등의 또 다른 전선을 보여준다. 무역, 기술, 군사, 대만 문제뿐 아니라 정보와 언론의 자유 역시 미중 경쟁의 핵심 영역이 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은 권력을 감시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 관영매체는 권력을 감시하는 기관이 아니라 권력의 의도를 전달하는 도구다.

따라서 미국 언론 기자와 중국 관영매체 기자를 단순히 같은 선상에 놓고 “양국이 똑같이 기자를 추방했다”고 보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해석이다. 문제의 출발점은 중국이 독립 언론의 취재를 정치적으로 처벌했다는 데 있다. 미국의 조치는 그에 대한 대응이다.

중국이 진정으로 언론 자유를 말하려면 외국 기자의 취재를 허용하고, 불편한 질문과 비판적 보도를 받아들여야 한다. 대만 문제를 다룬다는 이유로 기자를 추방하고, 외신의 접근권을 협박 수단으로 삼는 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강대국이 될 수 없다.

언론 자유 없는 강대국의 민낯

이번 미중 간 기자 비자 갈등은 단순한 외교적 맞불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 언론과 전체주의적 선전 체제 사이의 충돌이다. 중국은 대만의 목소리가 국제사회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신 기자를 압박했고, 미국은 이에 상호주의로 대응했다.

중국이 세계와 정상적으로 소통하려면 먼저 언론을 통제 대상이 아니라 공적 감시와 정보 전달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 외신 기자를 추방한다고 중국의 불편한 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 공산당 체제가 비판과 검증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를 드러낼 뿐이다.

언론 자유는 국제관계의 부차적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자유세계와 전체주의 체제를 가르는 기준선이다. 이번 사건은 그 기준선이 미중 관계에서도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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