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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6·1 국제아동절을 맞아 장애어린이들의 기념모임을 진행했다고 선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평양 대동강구역과외체육학교 체육관에서 장애어린이들과 유치원 어린이, 학부형, 보육원·교양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아동절 기념모임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겉으로는 장애어린이들을 위한 명절 행사처럼 포장됐지만, 보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북한 당국이 장애아동 복지의 실질적 현실을 보여주기보다 체제 선전과 수령 우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모임에서는 조선장애어린이회복원 관계자의 발언에 이어 장애어린이들과 유치원 어린이들의 예술소품공연이 진행됐다. 특히 공연 종목에는 중창 「원수님 오신 날 기쁜 명절날」 등이 포함됐다. 어린이들의 노래와 율동마저 ‘어머니당의 사랑’, ‘원수님의 은덕’이라는 정치적 구호로 연결한 것이다.
장애어린이들을 위한 국제아동절이라면 마땅히 장애아동의 치료, 재활, 교육, 접근권, 영양 상태, 가족 지원, 사회적 차별 해소 문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 매체가 강조한 것은 복지 체계의 실질적 개선이 아니라 “어머니당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 밝고 씩씩하게 자라난다”는 상투적 선전 문구였다.
북한은 장애인 보호와 아동 복지를 강조하는 듯한 행사를 종종 대외 선전용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정작 북한 사회 전반의 열악한 의료 환경, 만성적인 식량난, 지방과 평양 사이의 극심한 격차,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 문제는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
일부 선별된 어린이들을 평양의 행사장에 세워 ‘행복한 아이들’의 이미지를 연출한다고 해서 북한 장애아동 전체의 현실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번 보도는 장애어린이들의 개별적 권리나 존엄보다 당과 수령의 시혜를 부각하는 데 치중했다. 이는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보는 현대적 인권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아이들은 국가가 베푸는 은혜의 수혜자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존엄과 권리를 가진 존재다.
장애 아동 역시 치료와 교육,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를 보장하는 것은 정권의 선물이 아니라 국가의 기본 책무다.
그럼에도 북한은 장애어린이들의 웃음과 공연을 정치적 장식물로 사용했다. 체육유희오락경기와 학부형들의 응원 장면을 앞세워 “명절의 즐거움”을 강조했지만, 정작 장애아동들이 일상에서 어떤 의료 지원을 받고 있는지, 지방의 장애 아동들은 어떤 교육 기회를 누리는지, 재활시설과 전문 인력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국제아동절의 본래 취지는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보호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확인하는 데 있다. 특히 장애어린이의 경우 국가는 더 촘촘한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 중요한 날마저 체제 찬양의 무대로 만들었다. 어린이들의 목소리는 권리의 호소가 아니라 수령 찬양의 노래로 편집됐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장애어린이들의 행복을 말하고자 한다면, 보여주기식 공연이 아니라 실질적인 복지 현황부터 공개해야 한다. 장애 아동의 수, 재활치료 접근성, 특수교육 인프라, 지방 의료시설 현황, 영양 지원 실태, 가족 지원 제도 등을 투명하게 밝히고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
장애어린이들의 밝은 웃음은 어떤 정권의 선전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노래가 권력자를 향한 찬양으로 강요되는 사회가 아니라,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북한의 6·1 국제아동절 행사가 진정한 아동 복지의 장이 되려면, 먼저 어린이들을 정치 선전의 무대에서 내려오게 해야 한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