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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쉬운 축하 외유라도 가는 것인가

2026-06-10 07:4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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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시국의 장기 외유, 국민 분노를 가볍게 보지 말라.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국민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대출이자와 월세 부담은 서민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골목상권은 폐업의 공포 속에 흔들리고, 자영업자와 근로자, 청년과 노년층 모두가 “제발 민생부터 살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여기에 선거 신뢰를 둘러싼 부정선거 의혹과 제도적 불신까지 겹치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결코 평온한 일상 국면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런 비상시국에 대통령의 장기간 외유가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가. 물론 정상외교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국가 지도자는 필요하다면 해외에 나가 국익을 설명하고 외교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외교는 언제나 필요성과 시기, 비용과 성과, 그리고 국민적 납득 가능성 위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특히 주요 참여국도 아닌 상황에서 장기간 해외 일정을 소화한다면, 국민은 당연히 묻게 된다. 지금 반드시 떠나야 했는가. 국내 현안을 뒤로 미룰 만큼 절박한 외교적 이유가 있었는가. 돌아온 뒤 국민에게 무엇을 설명할 수 있는가.

민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물가는 대통령의 해외 일정표를 보고 멈추지 않는다. 자영업자의 폐업 위기는 귀국 이후로 미뤄지지 않는다. 국민의 불신과 분노도 외유 기간 동안 잠잠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정책임자가 국내 고통의 현장을 비워두었다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국민적 분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외교 수사가 아니라, 고통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는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이다.

더구나 세간에서는 이번 장기 외유를 두고 지방선거 싹쓸이 이후 축하 외유를 미리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의심이 나올 만큼 국민 정서가 냉랭하다는 점이다.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선거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국정책임자의 장기 해외 일정이 ‘국익 외교’보다 ‘권력의 여유’로 비쳐진다면, 그것은 심각한 정치적 경고 신호다.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의 의문에 정직하게 답해야 한다. 이번 해외 일정의 목적은 무엇인가. 구체적 성과 목표는 무엇인가. 장기간 자리를 비워야 할 만큼 시급한 외교 과제는 무엇인가. 외유 이후에는 어떤 성과를 국민 앞에 보고할 것인가.

또한 국내 민생 위기와 선거 신뢰 회복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지 못한다면, 이번 외유는 국민 눈에는 책임 있는 정상외교가 아니라 민생 외면의 상징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정치는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다. 국민이 고통 속에 있을 때 국정의 최우선 순위는 민생이어야 한다. 선거 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질 때 국가의 최우선 책무는 투명성과 신뢰 회복이어야 한다. 대통령이 해외에서 아무리 거창한 말을 하더라도, 국내에서 국민이 느끼는 현실이 절망이라면 그 말은 공허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장기간 외유가 아니라 장기간 민생 현장에 머무는 책임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해외 순방의 명분을 꾸미는 일이 아니라 국민 앞에 의혹을 해소하고, 물가와 경제, 선거 신뢰 문제에 대해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는 일이다. 대통령은 돌아온 뒤 국민 앞에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왜 이 시기에 떠났는지, 무엇을 얻었는지, 그리고 국민의 아우성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 말이다.

외유 뒤가 무척 궁금한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의 삶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불안이며, 권력이 국민의 고통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묻는 절박한 질문이다. 대통령이 이 질문을 가볍게 여긴다면, 장기 외유가 남길 것은 외교 성과가 아니라 더 깊어진 국민적 분노일 것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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