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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대] 518이라는 감동의 세미나

2026-08-14 07:42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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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이라는 무기는 고함보다 강하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5·18 재조명 세미나는 필자에게 그 어떤 세미나보다 깊은 감동을 남겼다. 주제가 지닌 무게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금처럼 사회적 갈등이 첨예하고, 5·18을 둘러싼 말 한마디조차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기 쉬운 상황에서 참석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밝히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려 했다는 사실 자체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5·18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대단히 무겁고 민감한 역사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이 존재하고, 국가가 이미 여러 차례 조사와 법적·제도적 판단을 통해 역사적 성격을 규명해 온 사건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역사에 관한 토론은 더욱 사실과 자료, 증언과 논증에 기초해야 한다. 질문을 금지해서도 안 되지만,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처럼 단정해서도 안 된다. 학문과 언론의 역할은 바로 그 사이에서 냉정하게 진실을 찾아가는 데 있을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발제자들의 태도였다. 학자로서, 기자로서, 그리고 광주에서 살아온 사람으로서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하고 느껴온 문제를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누군가를 자극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고,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 거친 표현을 동원하지도 않았다. “내가 옳으니 따르라”는 식의 선언보다는 자신이 왜 그런 생각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려는 자세가 돋보였다.

그 모습은 오히려 숙연함을 느끼게 했다.

평소 공개적으로 말하기 쉽지 않았을 법한 생각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걸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5·18처럼 우리 사회에서 역사적 기억과 정치적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동의 여부와 별개로, 자료와 논리를 가지고 공개적인 검증의 장에 나서는 용기는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일부 참석자들의 항의와 소란도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이 세미나의 의미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소란에 맞서 더 큰 고함을 지르는 대신 발제자들은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결국 토론장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사실과 논리라는 너무도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하게 했다.

진실이라는 무기는 고함보다 강하다.

진실은 누군가의 독점물이 아니다. 정치적 진영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숫자가 많은 쪽이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자료와 증언을 확인하고, 서로 다른 주장을 검증하며, 잘못이 발견되면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가까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첫 번째 덕목은 확신보다도 책임감이며, 두 번째는 자신의 주장 역시 검증받겠다는 용기일 것이다.

세미나 도중 소란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  리베르타임즈
세미나 도중 소란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 - 리베르타임즈

그런 의미에서 이날 국회도서관의 풍경은 오래 기억할 만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존재했고, 긴장도 있었으며, 때로는 거친 반응도 나왔다. 그럼에도 토론은 이어졌다. 누군가는 자신의 연구를 이야기했고, 누군가는 취재 경험을 설명했으며, 또 누군가는 지역사회 안에서 오랫동안 느껴온 고민을 말했다.

필자는 이날 세미나를 지켜보면서 뜻밖에도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질문하고, 반박하고, 다시 설명하는 모습.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자유의 풍경이었다. 누군가의 생각이 불편하다고 입을 막는 사회가 아니라, 더 정확한 사실과 더 설득력 있는 논리로 답하는 사회가 민주사회다.

그래서 이날 용기 있게 토론의 장에 나선 지성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의 주장 하나하나에 모두 동의하기 때문이 아니다. 민감한 역사적 문제일수록 감정과 낙인이 아니라 자료와 논증을 통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원칙을 행동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5·18을 둘러싼 논의 역시 궁극적으로는 갈등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하고, 희생을 기억하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 성숙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회도서관에서 시작된 이날의 감동이 한 번의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 리베르타임즈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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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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