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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448] 1776년의 의미

2026-09-01 08:1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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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들리 아크스 Hadley Arkes is the founder and co-director of the James Wilson Institute on Natural Rights & the American Founding. 제임스 윌슨 연구소 설립자


2008년 11월 대통령에 당선된 그날 밤, 버락 오바마는 시카고에 모인 군중 앞에서 미국은 “221년에 걸쳐 한 블록 한 블록, 벽돌 한 장 한 장, 굳은살 박인 손과 또 다른 굳은살 박인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선언했다. 오바마는 미국의 시작을 1787년 헌법 제정에서 찾았다.

그러나 이와 현저하고도 결정적인 대조를 이루며, 에이브러햄 링컨은 게티즈버그에서 이 나라가 “여든하고도 일곱 해 전”에 탄생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미국은 1776년에 시작되었다. 그것은 이 새로운 정치체제의 성격을 규정한 최초의 원칙, 곧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원칙과 함께 시작되었다.

어느 인간도 본성상 다른 인간의 지배자가 아니다. 하느님께서 본성상 인간의 주재자이신 것과도 다르고, 인간이 본성상 개와 말의 주인이 되는 것과도 다르다. 인간에 대한 정당한 통치는 오직 “피치자의 동의”로부터 그 정당한 권력을 얻는다.

매슈 스폴딩이 그의 새 책 『미국 정신의 형성』에서 밝혀내듯이, 독립선언이 새로운 정치질서의 원칙을 선포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정부 자체를 구성한 결정적 행위였다는 사실은 오늘날에도 거의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듯하다. 스폴딩은 이렇게 쓴다.

“헌법은 독립선언이 정립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 수단은 “권력의 배분, 입법부의 견제와 균형, 독립된 사법부”였으며, 그 목적은 이미 1776년에 명백히 제시되어 있었다. 실제로 독립선언 자체가 사법부의 독립, 권력분립, 동의 없는 과세 금지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제임스 윌슨이 추가한 중요한 대목에서 독립선언은 이 새로운 나라가 “전쟁을 수행하고, 평화를 체결하며, 동맹을 맺고, 통상을 확립하며, 독립국가가 당연한 권리로서 행할 수 있는 그 밖의 모든 행위와 일을 수행할 완전한 권한”을 지닌다고 천명했다. 스폴딩이 지적하듯이, 여기에서 선포된 국가적 실체는 실제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자금을 차입하며, 외국 정부들로부터 승인을 얻는 하나의 정부가 되었다.

또한 각각의 ‘주’에서 정부를 재구성하는 과정에 방향을 제시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권위를 행사한 것도 중앙정부였다. 그리고 평화가 확보되었을 때, 다른 나라들은 이 새로운 나라의 어디로 대표들을 보냈는가? 그들은 하트퍼드나 보스턴, 뉴욕으로 대사를 보내지 않았다. 그들은 이 새로운 국가의 수도로 대사들을 보냈다.

그러나 스폴딩이 감동적으로 보여주듯, 독립선언의 영향은 이보다 훨씬 더 깊었다. 소집되어 한자리에 모인 대표들의 ‘회의(Congress)’ 자체가, 당시에는 결코 하나의 국민이라고 하기 어려웠던 사람들 사이에 하나의 국민이라는 확신과 의식을 형성해내는 생성적 힘이 되었다. 이 새로운 나라 내부의 문화적·도덕적 차이는 상당히 컸다. 그러나 이 과정의 놀라운 점은 하나의 “국민”을, 그리고 분명한 국가적 권위를 탄생시켰다는 데 있었다. 영국의 정치질서와 영국의 동포들로부터 결별하면서, 이들은 ‘신민(subjects)’을 통치하는 나라에서 스스로를 통치하는 ‘시민(citizens)’의 나라로 옮겨가고 있었다.

독립선언의 첫 문장이 ‘권리’에 대한 호소로 시작하지 않고 “자연법과 자연의 하느님”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은 흔히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 자연법은 이성을 지닌 피조물을 낳았으며, 오직 그들만이 이성의 법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성의 법에는 도덕법도 포함되어 있었다. 자연권은 어떤 정부가 선물로 부여한 것이 아니라, 창조의 일부인 인간 인격의 고유성에서 흘러나오는 권리였다. 인간의 본성이 동일하게 유지되고 인간과 동물을 구별할 수 있는 모든 장소와 모든 시대에서, 그 권리는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그럼에도 세월이 흐르면서 이를 깎아내리려는 저술가들에게는 독립선언의 하느님이 성경의 하느님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일이 되었다. 물론 독립선언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하느님을 직접 지칭하거나, 아브라함에게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라고 명하신 하느님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작동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 유대-그리스도교 전통을 아우르는 자연신학에 대한 이해였다.

“자연의 빛은 하느님이 계심을 보여준다.” 스폴딩이 지적하듯이, 이 선언은 자연법 교본에서 나온 문구가 아니라 1788년에 개정된 칼뱅주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내가 사랑했던 고(故) 마이클 노백을 떠올리게 하는 방식으로—독립선언에 등장하는 하느님이 입법자이시며, 최고 심판자이시고, 집행자이심을 지적한다. 스폴딩의 표현대로 여기에서 작동하고 있던 것은 “계시의 이성(reason of revelation)”이었다. 이성과 계시를 서로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자연의 하느님’이라는 표현은 “더 나아간 계시 진리에 열려 있는 일반계시에 대한 인간의 이성적 이해”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론은 피할 수 없다. 이 하느님은 이신론자들의 신이 아니라 유대-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이다. 이 사실은 독립선언 서명자들이 마지막에 “하느님의 섭리가 보호해 주심을 굳게 신뢰하며” 서로의 지지를 맹세했다는 점에서 심대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독립선언에 관하여 가장 시적이고도 통찰력 있는 설명을 남긴 인물은 물론 링컨이었다. 그는 이 공화국의 첫 번째 원칙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위기의 시대에 그 의미를 밝혔다. 링컨은 유럽에서 새로 이주해온 사람들, 곧 독립혁명에서 싸운 가문들과 혈연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 주목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독립선언이라는 렌즈를 통해 미국을 바라볼 때—“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구절을 읽을 때—“그들은 그날 가르쳐진 그 도덕적 정서가 자신과 그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입증해 준다고 느끼며, 그것이 자신들 안에 있는 모든 도덕 원칙의 아버지이고, 그 선언을 작성한 사람들과 마치 같은 피를 나누고 같은 살을 나눈 것처럼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주장할 권리가 있다고 느낀다.”

링컨의 말처럼 독립선언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전류가 흐르는 끈(electric cord)”이었다. 그 원칙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가 공유하는 시민권의 도덕적 토대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링컨은 1858년의 그 연설에서 “자신들이 지키고자 싸웠던 원칙을 위해 투쟁했던” 앞선 세대를 회고했다. 링컨은 그들을 “철의 인간들(iron men)”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스폴딩은 이 표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독립선언에 서명했던 사람들에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서술함으로써 그 이미지가 얼마나 현실적인 것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문서에 서명한 뒤 서재로 돌아가 편안히 은퇴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과 그 아들들은 전쟁에 나가 싸웠다. 아브라함 클라크의 두 아들은 아버지가 독립선언 서명을 철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타당하고 굶주림을 겪었다. 어떤 이들은 집과 재산을 파괴당했다. 라이먼 홀의 조지아주 집과 재산은 몰수되어 불태워졌다. 로버트 모리스는 대륙회의의 재정총감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신용을 담보로 물자를 조달했고, 투기 사업에서 겪은 우여곡절 끝에 채무자 감옥에 수감되기까지 했다. 이들은 논평이나 일삼는 사람도, 한가롭게 훈수를 두는 구경꾼도 아니었다. 그들은 일어섰고, 참혹한 대가를 치렀다. 그들은 실로 “철의 인간들”이었다.

스폴딩은 오늘날 우리 세대에도 그 옛날 사람들이 치른 희생을 다시 존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를 희망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곧 “우리 가운데 여전히 철로 만들어진 듯한 남성과 여성,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들이 있어, 이 독립선언을 지지하고 서로에게 [다시금] 자신의 생명과 재산과 신성한 명예를 걸겠다고 맹세할 의지가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 무리의 학자들은 오랫동안 미국 건국을 가르치며 독립선언을 면밀하고 치열하게 읽는 데 열정을 쏟아왔다. 그러나 그들조차도 매슈 스폴딩이 이 문서의 일부를 이전 어느 때보다 명료하게 밝혀냈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는 독립선언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은 사람들이 마주했던 위험이 순간순간 얼마나 더 깊고 어두워졌는지를 역사적 세부를 통해 생생하게 채워 넣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우리에게 하나의 예술작품을 선사했다. 그가 기리는 독립선언과 함께 오래도록 남을 수 있을 만큼 솜씨 좋게 쓰인 한 권의 책을 말이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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