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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전쟁로병 앞세운 김정은의 ‘전승’ 선전

2026-07-29 22:20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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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왜곡으로 체제 충성만 강요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73주년을 맞아 또다시 이른바 ‘전승절’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선신보는 김정은이 7월 28일 전쟁로병과 전시공로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며, 그를 “천하제일의 령장”, “위대한 어버이”로 치켜세웠다. 고령의 참전세대를 예우하는 행사처럼 포장됐지만, 보도의 실제 목적은 전쟁의 기억을 김정은 우상화와 체제 결속에 동원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7월 27일을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이라고 부르는 것부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6·25전쟁은 1950년 북한군의 남침으로 시작됐으며,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것은 어느 한쪽의 승리를 선언한 평화협정이 아니라 전투를 중단하기 위한 정전협정이었다.

전쟁으로 한반도 전역이 폐허가 되고 수많은 민간인과 군인이 희생됐음에도 북한 정권은 그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침략전쟁을 ‘승리의 역사’로 바꿔 선전하고 있다.

이번 보도에서도 전쟁의 참상이나 희생자에 대한 성찰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필승의 진리”, “영웅적인 지위”, “강대할 국가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선동적 표현만 반복된다. 전쟁을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가슴에 투쟁정신을 “장전”하는 정치교육의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이다.

전쟁로병과 전시공로자들을 대하는 방식도 진정한 존중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고통을 지닌 고령의 주민들이지만, 북한 매체 속에서는 최고지도자를 찬양하고 체제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배경으로만 등장한다.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는 장면은 대대적으로 선전되지만, 이들이 평소 어떤 의료·주거·생계 지원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북한 정권이 전쟁세대를 진정으로 존중한다면 먼저 전쟁의 발발과 피해에 관한 역사적 진실을 인정해야 한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민간인 희생자 문제를 외면한 채 자신들만을 영웅으로 내세우는 선택적 기억도 중단해야 한다. 전쟁의 책임을 감추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만을 강조하는 행사는 추모가 아니라 정치적 동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오늘날 북한 주민들이 겪는 식량난과 의료·생활 기반의 열악함을 생각하면, 연례적으로 반복되는 대규모 경축행사는 체제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주민 생활의 실질적인 개선보다 김일성 일가의 권위와 군사주의적 국가 서사를 유지하는 데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전쟁로병을 향해 “뜨거운 답례”를 보냈다고 선전할 것이 아니라,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가 더 이상 전쟁과 희생을 강요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핵과 미사일 개발, 대외 군사협력과 적대적 선동을 확대하면서 평화와 후세대를 말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다.

전쟁세대에 대한 최고의 예우는 그들의 희생을 권력자의 우상화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의 진실을 바로 기록하고, 남아 있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해결하며,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를 구축하는 일이다.

북한 정권이 ‘전승’이라는 허구적 신화에 매달리는 한, 7월 27일은 승리의 기념일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과 왜곡된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는 날로 남을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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