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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핵을 만들었으니 핵보유국”이라는 북한의 억지 논리

2026-08-06 10:22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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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받아야 할 것은 거짓과 기만으로 일관한 북한 당국의 태도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 매체가 또다시 ‘조선의 비핵화’는 부당한 요구라며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고 나섰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한 뒤 핵실험을 했으므로 핵 개발이 합법적이며, 헌법에 핵보유국 지위를 명시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국제법과 외교적 합의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전형적인 궤변이다.

북한이 NPT에서 탈퇴했다고 해서 핵무기 개발과 보유가 자동으로 합법화되는 것은 아니다. NPT 탈퇴 조항은 체약국이 일정한 절차에 따라 조약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 규정일 뿐, 핵무기 개발 권리를 부여하는 조항이 아니다.

더욱이 북한은 NPT 가입국으로 있던 기간에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과 핵물질 신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북한은 자신이 조약에서 탈퇴했으므로 이후 실시한 핵실험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가 문제 삼는 것은 NPT 위반 여부만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이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해 여러 차례 대북 결의를 채택했다. 유엔 회원국인 북한에는 이러한 결의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북한 헌법에 핵보유국 지위를 명시했다는 주장 역시 국제적으로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한 국가가 국내법이나 헌법에 특정한 지위를 적어 넣는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이를 자동으로 승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불법적인 무력 점령이나 국제적 의무 위반도 국내법으로 선언한다고 정당화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무엇보다 북한은 과거 여러 차례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 남북은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했고, 북한은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도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남북 정상 간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다시 언급됐다.

그런 북한이 이제 와서 비핵화 요구 자체를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이 체결하고 발표한 약속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합의 당시에는 비핵화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핵무기가 완성 단계에 이르자 약속을 폐기하는 태도는 정상적인 외교가 아니라 기만에 가깝다.

북한은 미국의 핵 위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장은 오히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증폭시키고 주변국의 군비 강화를 불러왔다. 북한 정권이 말하는 ‘자위적 핵 억제력’이 북한 주민의 안전을 높인 것이 아니라, 국제적 고립과 경제 제재를 심화시킨 것이다.

핵무기에 투입된 막대한 자원은 식량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위해 사용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북한 정권은 주민의 생존보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선하면서 그 책임을 외부에 떠넘기고 있다.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핵보유국 지위는 전혀 다른 문제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한다면, 조약에서 탈퇴한 뒤 핵무기를 개발하면 된다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된다. 이는 국제 비확산 체제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핵을 보유했으니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북한의 주장은 힘으로 국제질서를 바꾸겠다는 선언일 뿐이다. 북한이 헌법에 무엇을 적어 넣든,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는 선전물을 얼마나 반복하든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가 부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부당한 것은 비핵화 요구가 아니라, 주민을 희생시키면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자신이 한 약속마저 뒤집은 북한 정권의 태도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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