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국제 > 중국 기사 제목:

홍콩 링난대 학생회 59년 만에 해산

2026-08-08 09:40 | 입력 : 장춘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홍콩 국가보안법 이후 사라지는 대학 자치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홍콩 링난대학교 학생회가 59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공식 해산을 선언했다. 2019년 ‘반송중’ 시위 이후 홍콩 대학가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한 가운데, 학생사회의 자치공간이 다시 한 번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링난대학교 학생회는 지난 8월 6일 심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산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회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교내외 정세가 크게 변화했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연석회의에서 해산 결의를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1967년 창립된 링난대 학생회는 성명에서 그동안 학생들의 단결과 상호부조를 도모하고, 대학 당국과 소통하며 학생 복지 증진과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활동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원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키우고 홍콩 사회의 발전에 참여하는 것을 학생회의 중요한 역할로 삼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자치 활동은 2019년 대규모 ‘반송중’ 시위와 2020년 ‘홍콩판 국가보안법’ 시행을 거치며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2019년 당시 홍콩 주요 대학 학생회와 학생단체들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학생단체들의 정치·사회 활동에 대한 압박이 커졌고, 각 대학은 잇달아 학생회와의 관계를 끊거나 공식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조치를 취했다.

링난대학교 역시 지난해부터 학생단체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크게 강화했다. 대학 측은 지난해 4월 전체 학생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앞으로 학생 동아리가 활동하려면 학생사무처에 등록하고 ‘학생 리더 약정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를 따르는 단체만 대학의 지도와 재정 지원, 시설과 자원 사용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학생회 내부의 상황도 악화됐다. 같은 해 6월 홍콩 경찰은 절도 및 절도 공모 혐의로 링난대 학생회 핵심 구성원 4명을 체포했다. 이어 한 달 뒤 대학 측은 학생회와 학교 사이에는 어떠한 종속관계도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8월에는 학생회 구성원들이 신입생 개강식 기간 대학 정문 밖에서 환영 간행물을 배포하다 경찰의 단속을 받았고, 배포하던 간행물도 압수됐다. 당초 예정됐던 신입생 환영 캠프 역시 장소 문제로 무산됐으며 이후 학생회 간사회 구성원들이 잇달아 사임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 끝에 59년간 이어져온 학생회가 결국 문을 닫게 된 것이다. 홍콩 대학가 전체를 놓고 보면 링난대 학생회의 해산은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홍콩 언론 《명보》에 따르면 홍콩 정부의 지원을 받는 8개 주요 대학 가운데 학생회가 아직 운영되고 있는 곳은 홍콩과기대학교와 홍콩시립대학교 정도다. 나머지 6개 대학에서는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학생회가 해산됐거나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그나마 홍콩시립대 학생회 역시 정상적인 교내 학생회로 보기는 어렵다. 이 학생회는 2022년 대학 측에 의해 캠퍼스에서 퇴출된 뒤 학교와 독립된 외부 조직으로 전환됐으며, 현재는 셤수이포 지역의 상업용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해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홍콩 주요 대학에서 과거와 같은 독립적인 학생자치기구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는 셈이다.

홍콩 대학의 학생회는 오랫동안 단순한 복지기구를 넘어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시민사회와 학생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정치적 격변기마다 학생들은 홍콩 사회의 중요한 참여 세력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대학들은 학생단체에 대한 등록과 재정지원, 시설 이용 조건을 강화하고 학생회와 공식 관계를 단절하는 방식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학생들의 정치적·사회적 활동 역시 과거보다 훨씬 큰 법적·제도적 부담을 안게 됐다.

링난대 학생회가 해산 이유로 직접적인 정치적 압력을 명시하지 않고 “교내외 정세의 변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도 현재 홍콩 사회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59년에 걸쳐 이어진 하나의 학생회가 사라진 것은 단순히 대학 내부 조직 하나가 문을 닫았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2019년까지 거리와 캠퍼스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홍콩 청년세대의 정치적·사회적 활동 공간이 지난 수년 동안 얼마나 빠르게 축소돼 왔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다양한 생각과 토론이 공존해야 할 공간이다. 학생들의 주장에 동의하느냐와 별개로 학생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학교와 사회 문제에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공간이 지속적으로 사라진다면, 홍콩 대학의 변화는 단순한 ‘질서 회복’이 아니라 대학의 자율성과 시민사회의 위축이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장·춘 <취재기자>
Copyrights ⓒ 리베르타임즈 & www.libertimes.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장춘
댓글 :0
댓글 등록
0/400
  • 작성자명 |2024.11.14 10:30
    이곳은 댓글 작성한 내용이 나오는 자리 입니다.
1 2 3 4 5
리베르타임즈로고

신문사소개 | 찾아오시는 길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도희윤) | 기사제보 | 문의하기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5길 12 타운빌 2층 | 이메일: libertimes.kr@gmail.com | 전화번호 : 02-735-1210
등록번호 : 415-82-89144 | 등록일자 : 2020년 10월 7일 | 발행/편집인 : 도희윤
기사제보 및 시민기자 지원: libertimes.kr@gmail.com
[구독 / 후원계좌 : 기업은행 035 - 110706 - 04 - 014 리베르타스협동조합]
Copyright @리베르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