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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군 중국산 무인정, 중국 서버로 데이터 전송

2026-08-11 21:35 | 입력 : 안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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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3 Scout 무인 감시정.. 군 공급망 보안 비상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영국 왕립해군 특수부대가 운용하는 무인 감시정에 탑재된 중국산 부품이 장비 관련 데이터를 중국 내 IP 주소로 전송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국 군 당국의 공급망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해당 무인정이 호르무즈 해협 등 민감한 작전지역에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돼 중국산 전자부품에 대한 전면적인 보안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8월 9일 영국 해군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K3 스카우트(K3 Scout) 무인 감시정의 카메라 장비에 중국산 부품이 포함돼 있었으며, 이 장비가 중국 내 특정 IP 주소로 데이터를 전송한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카메라는 무인정의 지리적 위치와 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를 중국 내 서버로 전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국방부는 문제를 발견한 뒤 해당 카메라들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

영국 국방부는 민감한 군사정보나 핵심 시스템 데이터가 중국으로 이전됐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군사 장비의 위치와 운용 상태 자체가 작전 상황에 따라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영국 군 당국이 해당 통신 기능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첨단 군사장비 공급망에 대한 검증 체계에 상당한 허점이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부대용 무인정에 중국산 부품

K3 스카우트는 영국의 방산업체 크라켄 테크놀로지 그룹(Kraken Technology Group)이 제작한 무인 수상정이다. 영국 해병대와 해안부대의 감시·정찰 임무를 지원하도록 설계됐으며 최대 600kg의 장비를 탑재하고 약 30일 동안 연속 운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인정은 영국군뿐 아니라 미국 특수작전사령부에서도 도입했으며 NATO의 발트해 훈련에도 참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크라켄 측은 문제가 된 카메라를 자체 생산한 것이 아니라 보안 보증을 제공한 제3의 제조업체로부터 공급받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사용 장비가 복잡한 국제 공급망을 거쳐 제작되는 과정에서 최종 운용기관조차 내부 부품의 통신 기능과 제조국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부각됐다.

단순한 카메라 한 대의 문제가 아니라 군사 공급망 전체를 둘러싼 안보 문제라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작전 투입 가능성도

문제의 K3 스카우트는 영국이 검토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작전에도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세계적인 에너지 수송 요충지다. 국제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의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미국과 이란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안보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른다.

이처럼 전략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운용될 수 있는 영국 특수부대 장비에 중국산 통신 부품이 탑재돼 있었고, 실제 중국 내 IP 주소와 통신까지 이뤄졌다는 사실은 영국 정치권에서도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 보수당은 노동당 정부를 향해 군이 사용하고 있는 주요 장비에 중국산 부품이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긴급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단순 부품의 제조국만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외부 서버와의 통신 기능, 원격 업데이트 기능, 위치정보 전송 기능 등이 숨어 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화웨이 사태 이어 다시 불거진 중국산 장비 논란

이번 사건은 영국에서 중국의 정보활동과 기술안보 문제가 다시 논쟁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영국은 이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둘러싸고 한 차례 대규모 안보 논쟁을 겪었다. 영국 정부는 2020년 국가안보 문제를 이유로 화웨이 장비의 5G 통신망 참여를 제한하고 기존 장비의 단계적 철거 방침을 결정했다.

영국 국내정보기관 MI5 역시 중국 정보기관의 영국 내 영향력 행사와 정치권 접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첨단 군사 무인정의 카메라가 중국 내 IP 주소와 통신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중국산 부품을 단순한 가격과 성능의 문제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군사 장비는 수많은 센서와 카메라, 통신장비, 반도체,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일부 부품이라도 외부 서버와 연결된다면 장비의 위치와 운용 상태는 물론 잠재적으로 군의 작전 패턴까지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에서 실제 기밀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증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핵심은 정보 유출 여부만이 아니다.

군이 자신이 사용하는 장비가 어디와 통신하고 있는지조차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현대전의 새로운 취약점을 보여준다.

드론과 무인정, 인공지능 기반 감시장비가 급속히 확대되는 시대에는 무기체계의 성능뿐 아니라 부품의 원산지와 소프트웨어, 데이터의 이동 경로까지 국가안보의 일부가 되고 있다.

영국 해군 무인정에서 발견된 중국산 부품의 데이터 전송 사건은 첨단 군사장비 시대의 공급망 안보가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 국가안보의 최전선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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