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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일본의 ‘재침’을 말하는 북한

2026-08-11 21:13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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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자신의 전쟁 국가화를 돌아봐야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일본의 ‘2026년 방위백서’를 두고 또다시 ‘재침백서’,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국제안보문제평론가 명의의 글을 통해 일본이 주변국의 위협을 과장해 군사력 증강을 합리화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반대를 촉구했다.

일본의 군사력 확대와 방위정책 변화가 동북아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일본은 과거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배의 역사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으며, 군사정책의 변화 역시 주변국의 우려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투명하고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이러한 문제를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북한은 일본을 향해 “전쟁기계 가동”, “침략국가 부활”, “군국주의 재침야욕”을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국가전략의 핵심으로 제도화해 온 당사자는 북한 자신이다.

북한의 논리대로라면 일본이 방위력을 증강하는 것은 ‘침략 준비’이지만, 북한이 핵탄두와 장거리 미사일을 확대하고 이를 실전배치하는 것은 ‘자위적 전쟁억제력’이다. 같은 군사력 증강을 놓고 상대방의 것은 침략이고 자신의 것은 평화라고 주장하는 전형적인 이중잣대다.

특히 이번 글에서 북한은 “압도적이며 강위력한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것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비난하는 글의 결론이 북한 자신의 군비 증강과 핵무력 확대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이번 논평의 본질을 보여준다. 북한이 진정으로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우려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본을 향한 선동적 언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핵·미사일 개발과 군사적 위협부터 중단하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워왔다. 그럼에도 일본과 미국, 한국의 방위협력만을 ‘전쟁동맹’으로 규정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자신들의 군사협력은 ‘정당한 주권 행사’이고 상대방의 협력은 ‘침략 책동’이라는 주장 역시 동일한 자기모순을 안고 있다.

북한이 일본의 과거사를 비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 역사는 결코 지워질 수 없으며 역사적 책임 문제 또한 지속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과거의 전쟁범죄를 비판한다고 해서 현재 북한의 군사적 행동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을 비판하는 것과 오늘날 북한의 핵무장과 군사적 위협을 경계하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전쟁과 전체주의의 비극을 경험한 동북아라면 어느 국가든 군사력의 무분별한 확대와 위협적 사용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북한이 일본의 방위백서를 ‘재침백서’라고 규정하면서도 자신들의 핵무력 증강을 ‘평화수호’라고 포장하는 순간 그 주장의 설득력은 스스로 무너진다.

동북아에서 실제로 필요한 것은 상대방을 ‘침략국가’와 ‘전쟁광’으로 낙인찍는 선전전이 아니다. 핵과 미사일, 군비증강이 다시 군비증강을 부르는 악순환을 줄이고 예측 가능한 안보질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일본의 군사정책을 비판하려면 북한부터 핵무기를 앞세운 ‘전쟁국가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의 핵과 미사일은 평화를 지키는 방패이고 다른 나라의 방위력은 침략의 칼이라는 주장을 국제사회가 언제까지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북한 선전의 가장 큰 착각이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경계해야 한다면 북한의 핵무장 역시 같은 기준으로 경계해야 한다. 평화를 말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이 상대방에게 겨누고 있는 무기부터 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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