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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15의 ‘동맹 실종’, 연합훈련 축소로 돌아왔다

2026-08-18 08:2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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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북회담 희망에 웃고 있을 무능(無能)·무지(無知)·무책임(無責任) 정권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 막대한 훈련 비용뿐 아니라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거론했다. 한미연합훈련이라는 동맹의 핵심 군사자산이 북한과의 협상은 물론 다른 외교 현안의 지렛대로까지 취급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연합훈련의 비용과 필요성에 회의적이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을 전적으로 이재명 정부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왜 지금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연합훈련을 이토록 쉽게 줄일 수 있는 카드로 판단했느냐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현 정부가 스스로 쌓아온 ‘동맹 불신’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종교·신앙의 자유를 둘러싼 손현보 목사 문제가 미국 정치권에까지 전달되고, 쿠팡 사태를 비롯해 미국 기업의 활동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DMZ에서는 초병들의 적 대응 원칙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전작권 전환에는 속도를 내면서 그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불안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북·중·러의 군사적 결속이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한미일 안보협력보다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더 무게를 두는 듯한 정책 신호가 반복돼 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나타난 ‘동맹의 실종’을 빼놓을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지난해 밝힌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다시 꺼냈다. 이어 남북 간 적대성을 줄이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며,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 논의”를 시작하자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경축사 전문에 ‘한미’도, ‘동맹’이라는 단어도 단 한 차례 등장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무기가 대한민국을 겨누고 있고, 북한군이 러시아와 사실상의 군사동맹 수준으로 접근하며, 북·중·러의 전략적 결속이 강화되는 시점이다. 그런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체제에 대한 존중과 종전·평화체제는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은 말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번 경축사에서 지적하는 ‘이적성(利敵性)’은 바로 이런 안보적 역설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을 이롭게 할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북한이 수십 년간 요구해온 것은 한미연합훈련 축소, 한미동맹 약화, 정전체제의 조기 종식이었다. 우리 정부의 정책과 언어가 결과적으로 그 요구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한다면 그 정치·안보적 효과를 따져 묻는 것은 당연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다. 두 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눈에 한국 정부가 스스로 동맹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앞세우고, 대북 억제보다 긴장완화를 강조하며, 중국과의 전략적 거리를 좁히는 나라로 보였다면 미국 역시 “왜 우리가 한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국을 지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신호다.

문제는 훈련의 축소보다 신뢰의 축소다.

북한 핵은 사라지지 않았다. 북·중·러의 결속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은 종전을 서두르는 언어가 아니라 강력한 억제력이고, 동맹의 실종이 아니라 동맹의 재확인이다.

현 정부는 이제 답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을 국가안보의 중심축으로 생각하는가. 한미일 안보협력을 북·중·러에 맞서는 필수 전략으로 보는가. 그리고 북한의 선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먼저 경계와 억제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과연 평화라고 믿는가.

트럼프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훈련 조정이 아니다. 동맹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대한민국의 안보 그 자체가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8·15 경축사에서 사라진 ‘동맹’이라는 두 글자가 이제 한미연합훈련 축소라는 현실로 돌아오고 있다. 현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외교·안보 인식으로 이 엄중한 위기를 제대로 수습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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