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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르포] 명사십리역 준공식.. 누가 탑승하는가?

2026-09-07 21:57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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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갈마에는 관광 연계 철도역 2곳.. 평양 밖 지하철역은 현재 확인된 곳 ‘0곳’”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연건축면적 7,000여㎡ 규모의 명사십리역을 새로 건설하고 2026년 8월 27일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이 역을 ‘관광여행 보장’에 맞게 건설한 지방철도역의 표준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약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관광단지로 조성됐으며, 북한은 2026년 7월 23일부터 평양과 원산갈마를 잇는 국내선 항공편도 주 2회 운항하고 있죠.

그러나 북한 매체의 보도를 보면 철도역의 핵심이라 할 열차 운행 횟수, 운행시간표, 수송 가능 인원, 운임, 평양 및 주요 도시와의 직결 여부, 일반 주민의 이용 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대신 ‘김정은의 위민헌신’, ‘어머니당의 사랑’, ‘인민의 재부’ 등의 정치적 수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명사십리역 준공은 2025년 개건된 기존 갈마역에 이어 원산갈마 관광지 접근을 위한 철도 인프라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주목되는데, 반면 평양 이외의 북한 도시에는 현재까지 확인된 지하철 시스템 자체가 없습니다. 북한에서 지하철이 운행되는 도시는 평양뿐이며, 다른 도시에는 지하철이 없다는 것이죠.

북한의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원산의 명사십리역 건설의 실질적 의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북한은 명사십리역을 ‘지방철도역의 표준’, ‘인민을 위한 재부’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해야 합니까?

- 철도역을 새로 건설하고 노후한 교통시설을 현대화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무엇을 기준으로 성공이라고 평가할 것이냐입니다.

정상적인 철도 정책이라면 역사 건물이 얼마나 크고 화려한지가 아니라 첫째 정시에 열차가 운행되는지, 둘째 하루 몇 명을 수송할 수 있는지, 셋째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영되는지, 넷째 다른 도시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되는지, 다섯째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를 공개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전혀 없죠.

철도역은 기념비가 아닙니다. 사람과 물자를 이동시키기 위한 교통시설입니다. 아무리 역사 내부에 현대적인 대합실과 상점, 편의시설을 넣었다 하더라도 열차가 하루 한두 번밖에 다니지 않는다거나 전력난 때문에 정시 운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현대적인 철도’라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2. 그렇다면 현재 원산갈마지역에는 철도역이 몇 개 만들어져 있습니까? 지난해 준공된 갈마역과 이번 명사십리역, 그리고 ‘갈마관광철도역’은 서로 다른 역입니까?

- 이 부분은 혼동하기 쉬워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관광객 수송과 직접 연계해 최근 북한이 개건 또는 신설한 것으로 공개 확인되는 주요 철도역은 현재 2곳입니다.

첫째는 갈마역입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강원선 철도역으로, 북한은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장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개건해 2025년 6월 11일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북한도 당시 갈마역을 해안관광지구의 대중교통 문제 해결에서 중요한 시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둘째가 이번에 준공된 명사십리역입니다. 이는 새로 건설한 관광용 철도역으로 2026년 8월 27일 준공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2026년 6월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지도했던 ‘갈마관광철도역’입니다. 이것을 제3의 역으로 계산하면 안 됩니다. 당시 공사 중이던 역이 ‘갈마관광철도역’으로 소개됐는데, 이후 준공 과정에서 ‘명사십리역’으로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한국 정부도 판단하고 있습니다.

평양 지하철 모습
평양 지하철 모습

3. 북한은 이런 현대식 역사를 잇달아 선전하는데, 평양을 제외한 북한에는 지하철역이 몇 개나 있습니까? 어느어느 지역에 있는지요?

- 이 질문이 북한 교통 인프라의 지역 격차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공개적으로 확인된 도시철도, 즉 메트로 형태의 지하철을 기준으로 하면 평양 이외 북한 지역의 지하철역은 현재 ‘0개’입니다. 따라서 평양 밖에서 지하철이 설치된 지역도 없습니다.

북한의 지하철은 사실상 평양지하철이 유일합니다. 평양에는 2개 노선이 있으며, 한국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자료에서는 실제 운행되는 역을 16개 역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부 해외 자료에서 전체 역사를 17개로 표시하는 것은 광명역처럼 현재 정상적으로 여객 운행에 사용되지 않는 역을 포함하는 등의 집계 차이 때문입니다.

평양 밖에는 지하철 대신 일부 도시에서 노면전차나 무궤도전차가 운행됩니다. 대표적으로 청진에는 노면전차가 있으며, 청진·흥남·만포·남포·평성·사리원·신의주·원산 등에는 무궤도전차 노선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원산갈마 관광지에 초현대식 철도역을 만들어 놓은 것은 북한 전체 교통망의 현대화라기보다 평양과 특정 관광·선전 거점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적 현대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4. 원산갈마 관광지구가 약 2만 명을 수용한다고 하는데, 명사십리역 건설이 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원산갈마지구는 북한 발표 기준 약 2만 명의 숙박능력을 갖춘 초대형 관광단지입니다. 여기에 갈마역을 개건하고 명사십리역을 새로 만들었으며, 2026년 7월부터는 평양-원산갈마 국내선 항공편까지 주 2회 운항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 규모라면 당연히 공개돼야 할 숫자가 있습니다. 하루 평균 관광객은 몇 명인지, 평양에서 열차가 몇 편 출발하는지, 청진·함흥·평양 등 주요 도시에서 직통열차가 있는지, 명사십리역의 시간당 처리능력은 얼마인지, 철도 이용객 가운데 일반 주민과 단체관광객의 비율은 얼마인지 등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핵심 통계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수만 명이 몰려든다’, ‘초만원을 이룬다’는 식의 표현만 반복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북한 청진의 무궤도 전차 모습
북한 청진의 무궤도 전차 모습

5. 명사십리역 보도에서도 결국 김정은의 ‘위민헌신’과 ‘은정’이 핵심적으로 강조됩니다. 철도역 하나까지 최고지도자 개인숭배와 연결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 북한 체제의 가장 특징적인 통치방식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가의 정상적인 행정서비스를 지도자의 개인적 시혜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철도역은 주민들이 낸 노동과 국가 자원으로 만들어지는 공공시설입니다. 설계자와 기술자, 건설노동자, 철도 노동자가 있고 국가예산과 자재가 투입됩니다.

그런데 북한의 선전구조에서는 학교가 완공돼도 지도자의 사랑이고, 병원이 만들어져도 지도자의 은정이며, 주택과 공장, 관광지와 철도역까지 모두 최고지도자가 주민에게 내려준 ‘선물’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수행한 것조차 지도자에게 주민이 감사해야 하는 정치적 관계로 바뀝니다.

무엇보다 ‘인민의 행복’을 주장하려면 인민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주민들이 여행허가 등의 제약 없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 필요한 때 열차표를 구할 수 있는가, 정시에 도착하는가, 요금을 감당할 수 있는가, 지방 주민도 평양 주민과 비슷한 수준의 교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가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죠.

명사십리역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인 ‘재부’가 될지는 준공식의 박수소리가 아니라 앞으로 그 역을 이용하는 사람의 숫자와 열차 운행 실적이 증명할 것입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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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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